유충의 정수장 내부 유입 가능한 구조, 집수장치도 유충 막을 만큼 미세하지 않아
성충 유입 차단 장비 보강 이후 수돗물 유충이 발견되지 않아

인천 수돗물 유충 사태의 원인이 부실한 정수장 관리 문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시 서구의회 미래통합당 이의상 의원은 지난 15일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공촌정수장에서 성충 수십 마리가 발견됐다고 22일 밝혔다.

인천시와 한강유역환경청은 10일 '수돗물 유충 관련 전문가 합동 정밀 조사단'의 중간조사 결과를 정수장 관리 부실이 있었다고 밝혔다.

유충이 처음 발견된 인천 공촌정수장 활성탄 흡착지(분말 활성탄을 활용한 정수 목적의 연못 형태 시설)의 경우 유충의 내부 유입이 가능한 구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건물에 방충망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창문 개방이나 환기시설 가동 중단 시 사람이 드나들면서 깔따구 성충의 유입도 가능했다.

또 활성탄지 상층부를 밀폐하지 않은 탓에 깔따구 성충이 물웅덩이를 산란처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며 세척 작업이 유충 발생을 막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자주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깔따구가 알을 낳고 유충으로 성장하기까지 20∼30일이 걸리는데 활성탄지 세척 주기는 20일에 달했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활성탄지 하부 집수장치가 유충 유출을 막을 만큼 미세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단은 이달 중 추가 조사 후 유충 발생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마련해 최종 조사 결과와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시는 성충 유입 차단 설비를 보강하고 정수장·배수지 청소를 강화하며 수돗물 정상화를 추진해 지난달 28일부터는 가정에서 수돗물 유충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시는 수돗물 유충 재발 방지를 위해 고도정수처리시설 밀폐와 오존 공정 설치는 물론 수돗물 생산에 식품경영안전시스템(ISO22000)을 도입해 위생관리 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다.

앞서 인천에서는 지난달 9일 서구 왕길동 모 빌라에서 유충 발견 신고가 처음 접수된 후 지난 7일까지 모두 257건의 유충이 발견됐다.

14일 인천 서구 지역 맘카페 등에 수도꼭지에 설치된 필터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게시글과 함께 동영상과 사진 등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