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피해 큰 숙박업·제조업 가장 많아
긴급사태 해제로 경제활동 본격 재개됐지만 이달 들어 급 재확산

일본에서 코로나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4만 명이 넘는다는 정부 공식 통계가 발표됐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 29일까지 코로나19 영향으로 해고를 당하거나 고용이 해지된 사람이 4만32명으로 집계됐다고 31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지난 27일 일본 도쿄에서 마스크를 쓴 남성이 증시 상황판 앞을 걸어가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일자리를 잃는 이른바 '코로나 실직자'는 일본 내 첫 확진자가 발표된 지난 1월 16일 이후 4개월여 만인 지난 5월 21일 1만명을 넘어섰다.

이후 2주일 만인 지난 6월 4일 2만명을 돌파하더니 지난 1일 3만명을 넘어섰다. 그 뒤로도 코로나 실직자 수는 가파르게 증가해 지난 29일 4만명대로 올라선 것이다.

업종별로는 지난 22일을 기준으로 숙박업과 제조업이 각각 6500여명으로 가장 많았다. 음식업 5400여명, 소매업 3800여명 등이 뒤따랐다.

지역별로는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도쿄, 오사카, 홋카이도 순으로 많은 코로나 실업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긴급사태가 전면 해제된 뒤인 지난 6월에도 일본 고용시장의 유효구인배율(계절조정치)은 전월보다 0.09포인트 낮은 1.11배를 기록하며 6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6월 배율은 2014년 10월 이후 5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효구인배율은 구직자 1명을 놓고 기업에서 몇 건의 채용 수요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배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인력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일본 후생성은 낮은 6월 배율에 대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긴급사태 선언 해제 이후 경제활동이 본격적으로 재개됐지만 기업의 신규 채용 감소세는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 기업들의 6월 신규 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6월 완전실업률은 2.8%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낮아져 7개월 만에 소폭 개선됐다. 완전 실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만명 증가한 195만명이었다. 완전 실업자는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데도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사람이다.

또 일본의 6월 광공업 생산지수(속보치 2015년=100)는 전월대비 2.7포인트 오르며 80.8을 기록했다. 5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7일 도쿄 등 전국 7개 광역지역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긴급사태를 처음 선포한 뒤 같은 달 16일 전국으로 확대해 지자체별로 외출 자제, 휴교, 휴업 요청 등을 통해 사회·경제적 활동을 제한했다.

긴급사태는 코로나19 확산이 주춤해지면서 지난 5월 14일부터 단계적으로 풀려 5월 25일을 기준으로 모두 해제됐다.

하지만 전날 일본 전역의 하루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1300명대에 올라서는 등 이달 들어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는 양상이다.

지난 29일(현지 시각) 일본 도쿄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쓴 채 길을 건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