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가에서 성추행과 부정입학, 연구비 횡령 등 교수들의 비위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이들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러스트=안병현

서울대에서는 과거에 있었던 교수들의 ‘권력형 성폭력 사건’이 잇따라 뒤늦게 드러났다.

음악대학의 C교수는 지난 2015년 공연 뒤풀이가 끝난 후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차 안에서 제자에게 강제로 입을 맞춘 혐의로 검찰 수사 중인 사실이 지난 14일 한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에는 음악대학 B교수가 지난해 7월 유럽 출장에 동행한 대학원생 제자 숙소에 침입해 강제 추행한 사실이 전해졌다. 지난해에는 서어서문학과 교수가 학생들을 수 차례 성추행하고 연구 성과물까지 가로채 논란이 됐다.

연세대에서는 입시와 성적 관련 비리가 적발됐다. 지난 14일 교육부의 ‘대학 종합감사’에서 전 국제캠퍼스 부총장이 주임교수들과 짜고 지원자들의 구술시험 점수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딸을 경영학과 일반대학원에 입학시킨 사실이 공개됐다. 또 다른 교수는 딸에게 자신의 수업을 듣게 해 최고 성적인 A+ 학점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고려대는 교수들이 부당하게 학생들에게 지급돼야 할 돈을 가로채 논란이 됐다. 지난달 고려대 전 총장과 전·현직 교수 등 5명은 대학원생 인건비 8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대학원들에게 지급된 인건비를 공동계좌로 회수해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서울대 음대 내 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 학생들이 교수 권력형 성폭력ㆍ갑질을 중단 행진을 하고 있다.

이들 학교의 자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교수들의 잇따른 비위를 성토하는 학생들의 비판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이른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대학 중 한 곳의 대학원에 재학 중인 이모(22)씨는 "대학원생의 인건비를 가로챘다는 건 직장인에게 월급을 빼앗은 것과 다름 없다"며 "교수는 ‘절대적 갑(甲)’의 위치에 있어 대학원생이 문제제기를 하기도 어려운데, 이를 교수들이 악용한 것만 같아 착잡하다"고 했다.

연세대 재학생 강모(25)씨는 "교수들이 앞에서는 지적이고 고상한 척을 하면서 뒤로는 각종 부정한 행위를 했다는 게 어이없다"며 "믿었던 대학에서 부총장씩이나 되는 사람이 입시 부정을 저질렀다는 소식을 듣고는 어디서나 이런 일이 만연할 수 있다는 사회 불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학교 본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대 재학생 유모(23)씨는 "권력형 성폭력 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사회에서 교육기관인 대학은 더 엄격하게 학생들을 보호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고, 뒷북 대응만 한채 근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대학에 무력감이 커진다"고 했다.

해당 대학 커뮤니티에서도 학생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고려대 동문 커뮤니티 한 이용자는 "나이 든 교수들이 학생들 인건비나 장난치고, 열심히 하는 대학원생 등 구성원들에게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며 "해당 교수들은 책임 지고 징계를 받든지, 옷을 벗든지 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연세대 동문 커뮤니티에서도 교육부 감사 비리가 밝혀진 당일 "교수들이 서로 자녀를 챙겨주는데 몰두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수치스러웠다" "교육비리는 무조건 해임부터 시작해야 한다" "감사하길 잘했다, 이번에 물갈이 좀 하자"는 등의 글이 줄지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