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0일 2분기 부문별 실적 발표… 반도체 영업이익 TSMC에도 추월당한 듯
하반기 D램 가격 하락 전망… 파운드리 1위 TSMC 추격 위한 경쟁력 확보가 관건
삼성전자가 오는 30일 발표하는 2분기 분야별 실적에 반도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이 파운드리(위탁생산) 경쟁사 대만 TSMC에 글로벌 반도체 업계 영업이익 2위 자리를 내줬을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2017~2018년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반도체 업계 연간 영업이익·매출 1위에 올랐던 삼성전자가 인텔과 TSMC에 밀려 3위로 추락한 꼴이다.
27일 반도체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DS부문에서 영업이익 5조4000억원, 매출 18조5000억원 내외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8조1000억원, 매출 52조원의 잠정 실적을 공개한 바 있다.
◇ 6분기만에 영업이익 5조원 복귀했지만… 인텔·TSMC가 앞선다
삼성전자 DS부문 영업이익이 5조원을 상회하는 것은 2018년 4분기 8조5000억원을 기록한 후 처음이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며, 삼성전자 DS부문은 영업이익 3조5400억~4조2400억원을 오가는 데 그쳤다.
때문에 지난해 DS부문 연간 영업이익은 15조5800억원에 머물렀다. 2017년 연간 40조3300억원, 2018년 46조5200억원을 기록한 데 비해 초라한 수치다. DS부문은 올 1분기에도 영업이익 3조7200억원, 매출 24조1300억원을 기록하며 전성기 시절 영업이익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간만에 호실적을 내고 있지만, 웃을 수 없는 처지다. 경쟁사 인텔과 TSMC가 더욱 뛰어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탓이다. 인텔은 올 2분기 영업이익 57억달러(약 6조8000억원), 매출 197억달러(약 23조5500억원)를 기록했다. 인텔은 1분기엔 영업이익 70억달러(약 8조3500억원), 매출 198억달러(약 23조5500억원)를 거뒀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15조원을 넘어선다. 삼성전자 DS부문 상반기 영업이익 추정치인 9조1200억원을 상회하는 수치다.
인텔은 반도체업계의 전통적인 강자다. 2017~2018년 삼성전자에 1위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오랜 기간 반도체 업계 매출·영업이익 1위 자리를 지켜왔다. 문제는 TSMC다. TSMC는 1분기 영업이익 42억7000만달러(약 5조1000억원), 매출 103억1000만달러(약 12조3000억원)을 거둔데 이어 2분기엔 영업이익 43억8000만달러(약 5조2500억원), 매출 103억8000만달러(약 12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10조3500억원으로 삼성전자 DS부문을 넘어선다.
◇ 파운드리 경쟁력 TSMC에 뒤처져… 메모리 가격 하락 우려도 지속
삼성전자가 상반기 글로벌 반도체 업계 영업이익 3위로 주저앉은 것이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 주력 제품인 D램 가격이 17%가량 상승했고, 삼성전자 또한 TSMC와 같이 7나노(nm) 초미세공정 파운드리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영업이익을 추월당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현재로선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경쟁력을 따라가기 힘들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1.5%, 삼성전자가 18.8%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30년까지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시장 1위가 되겠다는 비전을 지난해 내놓았었다.
하반기 메모리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삼성전자 DS부문 실적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된다. 상반기 상승세를 지속하던 D램 가격은 지난 6월말 올해 들어 처음으로 평행선을 그렸다. D램 현물 가격은 지난 4월부터 하락 일변도다. 지난 23일 삼성전자에 앞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진행한 SK하이닉스는 "올해 중 저점을 찍겠지만, 하반기 D램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해소되고,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IT 기기 판매가 늘어난다면 삼성전자 실적은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반도체 시장 중심이 시스템 반도체로 이동한 만큼, 메모리 가격의 유의미한 상승 없인 DS부문의 영업이익이 TSMC를 따라잡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TSMC를 파운드리 시장에서 추월하기 위한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얘기도 그래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