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간(P2P·Peer-to-peer) 보험이나 사람들을 모아 보험을 공동구매하는 크라우드 보험 등 새로운 형태의 보험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펫보험이나 장애인보험처럼 혼자 가입하려면 보험료가 비싸거나 보험상품이 없는 경우가 많다. P2P보험은 같은 위험 보장을 원하는 사람들이 모여 각자 돈을 적립하고 사고가 일어나면 이 돈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크라우드 보험은 같은 위험에 대한 보험을 원하는 사람들이 그룹을 형성해 공동 구매하는 방식이다.
◇‘계’ 같은 P2P보험… 보험금 남으면 가입자에 반환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7일 생명보험사 최초로 금융위원회 금융규제 샌드박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보험료 정산받는 첫날부터 입원 보장보험’을 출시했다. 가입자를 묶어 보험금 발생 정도에 따라 보험료를 돌려받는 ‘사후정산형 P2P 보험’으로, 국내에선 첫 시도다.
이 상품은 6개월 만기로 입원비를 보장하는 건강보험이다. 질병이나 재해에 상관없이 입원하면 첫날부터 하루 최대 6만원을 받는다. 이 상품은 기존 보험과는 달리 보험금 지출 정도에 따라 보험료를 사후 정산해 환급한다. 재행 무배당 보험은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와 회사가 지급하는 보험금 사이에서 발생하는 차익을 100% 주주에게 넘겨주도록 규정했다. 미래에셋생명의 이 상품은 차익의 90% 이상을 주주가 아닌 소비자에게 돌려준다.
예를 들어 이 상품의 30세 남성 기준 월 보험료는 약 4000원인데, 이 중 위험보장을 위한 보험료는 3600원이다. 10명의 고객이 가입하면 보험사는 총 21만6000원(3600원X10명X6개월)의 위험보장 수입을 얻는다. 이 중 보험사가 보험금으로 가입자에게 6만원만 지급했다면 15만6000원이 남는데, 이를 가입자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P2P보험은 같은 위험보장을 원하는 사람들이 모여 각자 돈을 적립하고, 사고가 일어나면 이 돈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을 말한다. 일종의 ‘계’의 성격을 띤다. 보험기간이 끝났을 때 적립금이 남아있으면 이를 돌려받을 수 있고, 보험계약자 입장에선 돈을 돌려받기 위해 보험사고를 스스로 조심하게 돼 손해율이 낮아지는 특징이 있다.
◇보험 ‘공구’ 하는 크라우드 보험… 없는 보험도 만든다
최근 카카오나 네이버 등 빅테크의 보험산업 진출이 본격화하면서, 빅테크가 그리는 보험산업은 어떤 그림일지 관심을 끌고 있다. 그 가운데 카카오페이가 인수한 인바이유는 크라우드 보험 플랫폼으로 소비자 맞춤형 미니보험, 크라우드 보험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크라우드 보험은 목표 인원이 모이면 그 인원을 대상으로 보험을 만드는 상품이다. 인바이유는 삼성화재(000810), 한화손해보험(000370), MG손해보험 등 12개 보험사와 제휴해 모바일 결제 피해보상보험, 대중교통보험, 미세먼지보험 등 다양한 형태의 크라우드 보험을 모집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바이유가 현재 모집하고 있는 ‘펫 장례보험’은 반려인이 다치거나 죽었을 때 또는 반려견 사망시 장례비를 보장하는 보험이다. 24일 현재 목표 인원 1000명 중 992명이 모집된 상태다
크라우드 보험은 동일 위험에 대한 보험을 원하는 사람들이 그룹을 형성하는 것으로, 일종의 보험 공동 구매 방식이다. 복잡한 중간 유통 과정이나 정보의 불투명성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이 보험사와 보험료, 보장내용을 협상해 유리한 조건의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참여 인원수가 많아질수록 협상을 통해 보험료를 낮출 수 있고 일반적으로 취급하지 않는 특수한 보험도 설계·가입이 가능하다.
보험사들이 새로운 형태의 보험을 만드는 이유는 마케팅 효과를 누리는 것과 동시에,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드는 P2P·크라우드 보험은 영업 비용이 적고, 기성품처럼 미리 만들어 놓는 것이 아니라 사업비도 아낄 수 있다.
이석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P2P보험이나 크라우드 보험 같이 새로운 형태의 보험들은 수요자를 모아놓고 그에 맞춘 보험을 만들다보니 영업·마케팅 등 판매비와 상품 개발에 드는 사업비를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