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서버업체 HPE 본격 진출 선언… IBM 오라클 등 후발주자 추격 가속
국내 삼성SDS LG CNS 네이버 주도 시장에 통신사도 거승부수...KT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클라우드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뿐만 아니라 서버·스토리지 기업, 이동통신사들도 잇달아 클라우드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업무 솔루션 수요가 급증하면서 핵심 인프라인 클라우드 수요가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세계 최대 서버업체 중 하나인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가 클라우드 시장 진출을 최근 선언했으며 IBM, 오라클 등 클라우드 후발 주자들도 올해 설비투자를 강화하며 선발업체인 아마존의 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추격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데이터센터 내부 전경.

우선 HPE는 기존 사업을 클라우드 솔루션과 통합·전환하기 위해 8300여명에 달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클라우드 사업 분야에 투입하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HPE는 온프레미스와 퍼블릭 클라우드 간 호환으로 하이브리드 환경을 손쉽게 조성하는 기술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HPE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퍼블릭 클라우드로의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노려 기존 온프레미스 환경과 퍼블릭 클라우드를 아우를 수 있는 멀티클라우드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약 70%의 애플리케이션이 여전히 퍼블릭 클라우드 외 환경에서 운영되고 있다. 대다수 기업이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이동통신사들도 호시탐탐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사업 확대를 노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최근 KT가 IDC(인터넷데이터센터)를 활용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직접 구축하고 운영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존에 기업·공공 IT시스템 구축 시장을 선도해온 삼성SDS, LG CNS 등 SI(시스템통합) 기업들과의 정면승부를 선언한 것이다.

KT는 공공기관 클라우드를 첫 목표로 삼았다. KT는 현재 행정안전부와 한국지역정보개발원이 추진하는 차세대 지방재정관리시스템 사업 수주를 위해 관련 기관과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스템은 전국 243개 지자체의 예산편성, 지출, 결산 등에 쓰는 것으로, 올해부터 3년간 총 1700여 억원이 투입돼 전면 재구축될 예정이다. 행안부는 220여 억원 규모의 올해 사업을 조만간 발주할 계획이다.

기존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도 인프라 확장에 나섰다.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은 코로나 사태로 시작된 온라인개학 당시 기존 4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던 e학습터를 확장해 단기간 내 300만명이 접속할 수 있도록 확장한 바 있다. 정부의 ‘디지털 뉴딜’에 올라타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카카오 역시 이달부터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인 '카카오 아이 클라우드' 사업을 시작했다.

시장조사기관 KRG가 매출 2000억원 이상 국내 기업 146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전환을 '우선적으로 추진중이거나 시급히 추진하겠다', '필요성을 절감하고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기업이 전체의 7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