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내부 시스템 접근해 가상화폐 요구한 사기 사건"
'대선 개입' 우려 상승…"재현 안 될 거란 보장도 없다"

미 FBI가 트위터 계정 해킹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왼쪽부터)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트위터 계정 해킹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FBI 샌프란시스코지부는 "해커들이 트위터의 관리자 계정과 같은 내부 시스템에 접근해 유명인사들의 계정을 장악하고 가상화폐를 요구한 해킹 사건에 대한 수사에 돌입했다"며 "현재로서는 가상화폐 사기를 저지르기 위한 목적으로 해킹한 것 같다"고 밝혔다.

FBI는 "우리는 사람들이 이 사건과 관련해 가상화폐나 돈을 보내 사기의 피해자가 되지 말 것을 권고한다"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더 이상의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아울러 미 뉴욕주(州) 금융서비스국도 트위터 해킹 사건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해킹 사건이 단순한 사기를 넘어 국가안보 또는 정치 교란을 겨냥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금전적 동기에 의한 것이었지만, 해커들이 유명인사들의 이름과 계정 등을 도용해 대선에 개입할 목적으로 허위정보를 퍼뜨리거나 주식시장을 교란하고, 안보와 국제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상원 공화당 소속 짐 조던 하원의원은 "미국 대선 하루 전인 11월 2일 트위터에서 비슷한 해킹 사건이 발생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지겠는가"라며 "이런 일이 현실이 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트위터의 운영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고 했다.

전날 미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 모델 킴 카다시안 등 정치·경제·연예계 저명 인사들의 트위터 계정에는 '비트코인을 보내면 2배를 되돌려주겠다'는 내용의 트윗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