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데이터센터 임대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상승하는 등 시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비대면)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서 건설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는 와중에 GS건설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주택 건설사업에 쏠린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서라도 바람직한 변화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GS건설이 지난 2017년 지은 하나금융그룹 통합데이터센터 조감도.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최근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한 부지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GS건설은 토지비 등 운영자금 415억원을 출자금으로 준비 중이다. 지난해 GS건설이 설립한 자산운용 계열사 지베스코가 데이터센터 설립 등을 위한 자금 확보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기술(IT) 등 세부 기술은 클라우드 전문업체가 담당한다.

데이터센터는 대용량 서버, 통신 장비 등을 제공하는 시설로 ‘서버 호텔’이라고도 불린다. 미국 등 해외 IT기업 중에는 이미 데이터센터를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는 곳이 많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 이탈리아, 뉴질랜드, 폴란드 등에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개설해 센터를 총 61개까지 늘렸다. 오라클 역시 2세대 클라우드로 불리는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OCI)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연말까지 전 세계에 36개 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GS건설이 데이터센터 설립을 발표한 이후 주가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이 소식이 알려진 직후인 지난달 26일 GS건설의 주가는 2만7000원으로 전일 대비 12.27% 상승 마감했다. 이후로도 상승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코스피 시장이 크게 하락했던 3월 19일 1만5050원까지 떨어졌지만, 약 두 달 만에 두 배 가량 뛴 것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언택트가 시대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대체 먹거리를 찾던 건설사가 데이터센터를 타깃으로 삼고 신사업 중 하나로 모색한 것에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GS건설은 이미 네이버와 하나금융그룹, 대구은행 등 데이터센터 9개를 건설한 경험이 있다.

GS건설이 이번에 추진하는 사업은 데이터센터 설립뿐만 아니라 후에 데이터센터를 외부에 임대하는 사업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다만 현재 부지선정 단계인 만큼 구체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데이터센터 임대사업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어려운 사업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주택 건설을 전문으로 하던 건설사가 뛰어들어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럼에도 상당수 전문가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수요는 세계적으로 증가세이며 코로나19로 더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국내 데이터 센터는 향후 5년간 약 30개 이상이 신설될 전망"이라고 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전통적인 사업 영역을 벗어나 주택모듈 사업, 수처리 사업, 데이터센터 등 각종 신사업을 통해 업종의 낮아진 성장동력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면서 "데이터센터 사업 등 시장이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신규사업이 지속적으로 추가된다면 주가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임대업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투자자산임에는 분명하지만, 기술에 대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어려운 비즈니스"라면서 "성장하는 산업이기에 초기 선점이 중요하다는 측면과 전략적 방향성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