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신용평가는 코로나 사태로 석유화학 업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의 재무부담이 커졌다고 16일 밝혔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이날 열린 ‘불확실성에 따른 석유화학사별 대응능력 점검’ 온라인 세미나에서 "석유화학 업종이 지난해부터 불황기에 접어든 가운데 최근 부정적인 경영환경으로 인해 석유화학 기업들이 실적 악화, 차입부담 증가 등의 시련을 겪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미국의 에탄크래커(ECC) 증설 효과로 에틸렌 계열 제품의 국내 유입 증대, 중국의 자급률 상승에 따른 석유화학 제품 공급 증가,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 감소 등을 석유화학 업종을 위협하는 3대 요인으로 꼽았다. 이 연구원은 "여기에 최근 국제유가 급락 등 유가 변동성 확대도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정유·석유화학 공장이 몰려있는 여수산단

이런 상황에서 국내 주요 석유화학사들이 투자와 배당을 확대하면서 재무부담도 증가하고 있다고 나이스신용평가는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석유화학사들의 실적은 일정한 주기에 따라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데, 현재는 불황기 국면"이라며 "불황기에 접어든 기업들의 현금창출능력이 저하된 가운데 대규모 투자와 배당 관련 자금 소요로 석유화학사들의 차입부담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사들의 차입부담은 2017년 7000억원대에서 최근 9000억원선으로 늘었다고 나이스신용평가는 밝혔다. LG화학과 한화솔루션의 경우 자본지출(CAPEX) 관련 투자 부담이, SKC는 인수합병(M&A) 관련 투자가, 한화토탈은 대규모 배당이 재무부담 증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나이스신용평가 제공

이 연구원은 "LG화학(051910)은 우수한 현금창출능력에도 최근 주력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차입부담이 크게 증가했다고 한화토탈은 합작투자회사(JV)로서 한화그룹과 토탈에 대한 높은 배당금 지급 과정에서 재무구조가 저하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화솔루션은 올해 통합법인으로 합병하는 과정에서 차입이 증가한 데다 핵심 사업 관련 투자가 늘어 차입부담이 확대됐고 SKC(011790)는 신사업 관련 입수합병 과정에서 차입부담이 늘었다"고 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석유화학사들의 차입금이 증가했으나 부담 수준은 제한적이라 신용등급 방향성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며 "다만 실적 변동폭과 재무부담 확대가 큰 석유화학사에 대해서는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