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우한 코로나 사태에 따른 수출 부진에 공장 세 곳의 휴무를 검토한다. 현대자동차도 생산라인 하나의 운영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가 해외 수요 부진을 이유로 국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 10일 노동조합에 소하1공장과 소하2공장, 광주2공장을 오는 23~29일 가동을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수요가 줄면서 이달 공장별로 5000대씩 물량이 남는다는 판단에서다.
경기 광명시에 있는 소하1공장은 카니발과 스팅어, K9을 생산한다. 소하2공장은 프라이드와 스토닉을, 광주2공장은 스포티지와 쏘울을 제조한다. 3곳은 기아차의 9개 공장 중 수출이 많은 공장으로 꼽힌다. 기아차의 화성 1·2·3공장, 광주 1·3공장은 정상가동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우한 코로나로 수출 주문이 줄면서 수출 물량이 많은 공장의 휴무를 추진 중"이라며 "아직까지 휴무를 확정짓지는 않았고 이번주 최종 휴무 일정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는 준중형 SUV 투싼을 생산하는 울산5공장 2라인의 가동을 이달 13~17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미주 현지 판매사들이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수출 물량이 줄어든 탓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투싼의 주력시장인 미주, 중동의 수출 물량이 줄어 재고를 쌓아두지 않기 위해 셧다운하기로 했다"며 "내수 인기 차종 생산에 집중하는 등 시장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 기아차의 해외공장도 우한 코로나에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주 현대차의 해외 7개 공장 중 중국을 제외한 6개 공장이 가동을 멈췄다. 기아차의 해외공장은 5개 중 2개(중국·슬로바키아)만 가동했다.
공장 가동 재개일도 연일 미뤄지고 있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5월 1일까지 문을 닫게 됐고, 기아차 미국 조지아 공장도 재개일을 13일에서 24일로 미뤘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도 재개일을 13일에서 27일로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