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의 원유 감산 잠정 합의안을 거부했던 멕시코가 미국과의 협상에 따라 합의안을 수용할 뜻을 내비쳤다. 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각)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원유 감산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OPEC+가) 우리에게 처음엔 40만 배럴 감산을, 나중엔 35만 배럴 감산을 요구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후 1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를 위해 25만 배럴을 추가 감산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OPEC+는 전날 11시간의 마라톤 화상 회의를 통해 오는 5~6월 하루 총 1000만 배럴 규모의 감산안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멕시코가 자국 감산 할당량 수용을 거부하면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합의안은 멕시코 몫으로 40만 배럴을 배정했지만, 멕시코는 10만 배럴 감산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다음날 미국의 25만 배럴 감산 내용이 추가되며 상황이 변한 것이다.
당시 OPEC+는 멕시코의 수용 거부 입장을 두고 "합의안 타결은 멕시코 동의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멕시코와 미국의 원유 감산 합의 내용이 향후 OPEC+ 감산 합의 최종 타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멕시코의 감산 합의 소식이 전해진 뒤 러시아는 곧바로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크렘린은 협상이 성사된 것으로 간주한다"면서 "전날 저녁 22개국이 타협을 이뤘고 문제는 멕시코의 입장에 달려 있었다"며 멕시코 감산 동의 소식을 반겼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제 23개 (OPEC+ 화상회의) 참여국 모두의 타협에 관해 얘기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이것이 국제 에너지 시장 안정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멕시코 측이 취한 건설적 입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OPEC+ 감산 합의로 생산자와 소비자는 물론 국제경제가 모두 이득을 봤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