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지더라도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몇 달 간 지속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마스크를 쓴 인도네시아 여성이 수도 자카르타 시내를 지나고 있다.

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대 의학부 학장인 가브리엘 렁(梁卓偉) 교수는 한 포럼에서 "북반구의 여름이 시작되면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누그러질 수 있지만, 이는 따뜻한 날씨 때문이 아니라 이미 대부분의 인구가 바이러스에 노출됐기 때문일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등 기온이 30℃가 넘는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는 것을 보면 따뜻한 날씨가 코로나19의 확산을 늦출 것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같은 학교의 데이비드 후 교수도 "북반구가 여름이 되면 남반구는 겨울이 된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며 "우리가 일정 수준의 '집단 면역'을 형성하기 전까지 코로나19는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렁 교수는 "세계 인구의 절반이 감염 후 회복이나 백신 접종 등을 통해 항체를 보유하기 전에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며 "백신 개발에 1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통제를 강화하면 확산세가 다소 주춤해졌다가 완화하면 다시 확산세가 강해지는 상황이 되풀이되면서 앞으로 최소 수개월 동안 대유행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중국 최고의 호흡기 질병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의 전망과는 상반되는 주장이다.

중 원사는 지난 1일 선전위성방송과 인터뷰에서 “높은 기온에서 바이러스의 활동은 확실히 약해진다”며 “세계 각국이 강력한 조처를 하면 코로나 사태가 4월 말 전후로 통제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