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만명을 돌파하면서 지난 2월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의 예측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JP모건은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최대 1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을 발표한 바 있으며 이에 보건당국은 '섣부른 판단'이라 반박한 바 있다. 하지만 시기만 다를 뿐 사실상 JP모건의 전망이 적중한 셈이다.

3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누적 확진자수가 1만62명으로 집계됐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입국한 중국 국적의 35세 여성이 지난 1월2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 74일 만에 확진자 1만명을 넘어섰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일별 추세.

앞서 JP모건은 지난 2월24일 ‘확산하는 코로나19:감염의 정점과 증시 조정의 규모 및 기간’ 제목의 보고서에서 "당사 보험팀의 모델에 따르면 한국의 코로나19 감염률은 3월 20일에 정점을 찍고, 최대 1만명이 감염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대구 시민 240만명 중 3%가 바이러스에 노출됐고, 회복률이 더디는 등 중국과 비슷한 패턴으로 2차 감염이 일어난다고 가정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에 당시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JP모건 발표는 읽고 논의했으나 아직 그 판단을 신뢰하기에는 중국 측의 전파력 통계나 이런 수치들과도 비교해 분석해야한다고 판단한다"며 "방역대책본부에서 추가 검토와 분석이 현재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2월13일 "아직 긴장해야 할 부분들이 많지만 국내에서의 방역 관리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단계에 들어선 것 같다. 방역당국이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 일각에선 이같은 JP모건의 예측에 무게를 두기도 했다. 과학자 출신인 무소속 신용현 의원은 당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추이가 중국의 추이와 놀랍도록 비슷한 추세로 가고 있으며 최근 10일 동안은 중국보다 더 빠른 증가추세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 추세대로라면 국내 확진환자 숫자가 중국처럼 만명 대 돌파하는 심각한 단계에 이를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과적으로 시기만 다를 뿐 JP모건의 예상이 들어맞게 됐다. JP모건이 어떤 데이터를 근거로 이같은 예측을 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JP모건 측도 어떠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떤 방식 예측모델을 사용했는지 등에 대해 철저히 함구 중이다. 심지어 보고서의 전문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JP모건 관계자는 "기자 등 외부인과의 접촉과 소통을 자제하라는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