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 바이오업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용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한국바이오협회가 지나친 과장과 홍보에 대해 과장해선 안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실제 대표적인 코로나19 수혜주로 꼽히는 진단키트 제조업체 씨젠을 비롯해 질병관리본부가 긴급 현안 지정 학술연구용역과제의 입찰을 실시한 결과 셀트리온과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의 주가가 연일 상승폭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개발 중이던 항암제에 대한 임상 중단 선언으로 주가가 급락하며 논란이 됐던 코스닥 바이오업체 신라젠까지도 백신 개발에 나서겠다고 한 상황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 모습.

바이오협회는 30일 '이겨냅시다 코로나19, 할 수 있습니다. 코리아 바이오!'라는 성명서에서 "성공 가능성은 '데이터'로 보여줘야 한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협회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우리나라 국민을 비롯해 바이오기업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투자가 감소하고 있고 연구개발이 지연되며, 감염의 위험성 때문에 인력 활용이 저조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이 보여주지 않으면 국민과 투자자, 외부 협력파트너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며 "임상을 개시하거나 임상에서의 혁신적인 평가지표에 도달했거나 각국 규제기관에 허가를 신청하는 등의 성과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에 기반해 대외에 알리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임상에 들어가지 않은 초기 단계나 비임상 단계에 있는 후보물질들도 가능성을 데이터로 보여줘야 한다"며 "다만 단기간 이익을 위해 그 결과를 과장하거나 포장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로 국민과 투자자의 신뢰를 쌓고 '외부 협력 강화'로 제품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내 체외진단기업의 성과는 높이 평가했다. 바이오협회는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 기업들의 성과가 전 세계에 퍼지고 부러움을 사고 있다"며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세한 우리 체외진단기업들의 노력이 빛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를 테마로 단기성 주가부양에 나서는 기업들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오 업계 특성상 실제 실적이 반영된 기업가치보다 주가가 과도하게 오르는 경향이 있고 실체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 착수한다는 발표로 주가가 급등하는 기업이 많지만 실질적인 임상계획을 살펴보고 단계에 따라 가치를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