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 한도 600억달러의 20% 다음달 2일 공급
"항후 입찰규모·횟수 등 자금시장 상황 따라 결정"

한·미 통화스와프로 마련된 자금 중 120억달러(약 14조6000억원)가 다음달 2일 시장에 공급된다. 전체 한도 600억달러 중 20%가 우선적으로 시장에 공급되는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차 공급액(40억달러)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의 통화스와프 자금 중 120억달러를 경쟁입찰을 통한 외화대출 방식으로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미 연준과의 본계약이 마무리 된 데 따른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1차에 공급하는 자금 120억달러는 기업들의 수출입금융, 외화자금시장의 단기자금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서울 명동 하나은행 위폐감별실에서 한 직원이 미국 달러를 살펴보고 있다.

한은은 오는 31일 오전 10시~10시30분 입찰을 진행한다. 총 입찰금액 120억달러를 7일물 20억달러, 84일물 100억달러 등으로 공급한다. 응찰금액은 최소 100만달러, 최대 3억달러(7일물), 15억달러(84일물)다. 만기일은 7일물의 경우 내달 9일, 84일물은 오는 6월 25일이다.

입찰 참가기관은 은행, 산업은행, 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으로, 입찰은 각 낙찰자가 응찰시 제시한 금리를 적용하는 복수가격방식으로 결정됐다. 이들 은행은 대출금액의 110%에 해당하는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 담보로는 한은의 환매조건부채권(RP)매매 대상증권 중 국채, 정부보증채, 통화안정증권 등이 해당되는데 부족할 경우에는 주택저당증권(MBS), 은행채 그리고 원화 현금도 인정된다. 이는 금융기관들이 외화대출금 반환의무를 불이행할 위험에 대비한 조치다.

최저응찰금리는 달러 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와프(OIS) 금리에 25bp(1bp=0.01%포인트)를 더한 수준으로, 한은이 30일 오후 4시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OIS금리는 국내외 금융기관 간의 초단기 외화자금에 대한 금리를 의미한다. 응찰금리가 한은이 공고한 금리보다 낮을 경우 해당 응찰은 무효로 처리된다.

한은은 1차적으로 120억달러를 시장에 푼 뒤 외화자금사정을 담안에 추가 입찰 규모·일시를 결정할 예정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은은 미 연준과의 통화스와프로 마련한 3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총 5차례에 걸쳐 공급했다. 당시 1차 공급액은 40억달러로, 이번에는 세 배로 커진 것이다. 한은은 12년 전보다 기업의 수출입과 외화자금시장의 규모가 커진 데 따라 자금 공급 규모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9일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이 전해진 이후 각국의 경기부양책이 이어지면서 외환시장은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당일 1285.7원(종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27일 1210.6원까지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