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소비 -24%… 코로나로 온라인 매출은 27% 급증
기재부 "경기하방 리스크 확대"…"개선" 한달 만에 삭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쇼핑을 제외한 나머지 소비활동이 완전히 마비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승용차 판매, 백화점·할인점 매출 등이 20% 이상 급감했다.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일명 유커)은 70% 이상 급감했다. 온라인 쇼핑은 20% 이상 증가해, 소비자들이 외부 경제활동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경기진단에 나왔던 ‘경기개선 흐름’이라는 인식은 사라졌다. 대신 "경제활동과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실물경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상황인식이 추가됐다.
13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최근의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 따르면, 지난 2월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동기대비 76.1% 급감했다.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유커 증가율은 지난 1월부터 점차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다 지난달 70% 이상 줄었다. 중국 우한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중국인들의 해외 관광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내수 소비 지표들 증가율도 두 자릿수의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24.6% 감소했다. 2009년 1월 이후 가장 부진한 실적으로 파악됐다.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대비 30.6% 급감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석 달 연속 감소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백화점 매출액은 지난해 9월 이후 최근 6개월 동안 11월(3.3%)을 제외하고 다섯 달을 마이너스 상태에 머물러 있다.
대형마트 등 할인점 매출액도 전년대비 19.6% 감소했다. 지난해 12월(-5.9%) 이후 두 달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할인점 매출액도 최근 6개월 동안 지난해 11월(2.5%)과 지난 1월(7.3%)을 제외한 넉 달이 마이너스 상태다.
오프라인 소비활동이 극도로 위축된 반면, 온라인 매출액은 지난해 2월에 비해 27.4% 증가했다. 소비자들이 코로나 전염에 대한 공포감으로 오프라인 경제활동을 자제하는 대신 온라인 배송 등에 소비 활동을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매출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신용카드 국내승인액은 전년대비 6.5% 증가했다. 지난 1월(5.8%)에 비해서는 증가했지만,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대규모 코로나 집단 감염이 발견된 지난달 19일 이후 외부 경제활동과 이동이 극도로 줄면서 내수 경제활동이 극도로 위축됐고 서비스업종의 주요 지수가 떨어졌다"면서 "승용차 판매는 중국 쪽에서의 부품 공급 차질로 생산이 위축된 영향도 일부 있었다"고 말했다.
이같이 내수 소비 지표가 가파르게 악화되면서 기재부는 지난해 11월부터 그린북에서 없앴던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되살렸다. 기재부는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경제활동과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실물경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의 글로벌 파급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국을 비롯한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조정되고 원자재·금융시장 변동성이 증가하는 등 글로벌 하방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재부가 그린북에서 ‘경기 하방’ 또는 ‘경기 부진’이라는 표현을 나타낸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석 달 만이다. 지난해 11월 기재부는 경기부진이라는 단어를 그린북에서 삭제했고, 지난달에는 ‘경기개선 흐름이 나타났다"고 하는 등 경기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 섣부른 경기진단을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을 완화하는 데 총력대응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이번 사태의 대대외 파급영향과 실물, 금융 등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상황전개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범정부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총력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