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13일 한국 증시도 급락 출발했다. 미국에서 나온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이 도화선이 됐고, 유럽인 입국 금지 조치로 인해 국제 공조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장 초반 한때 8% 넘게 급락해 1684.56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11년 10월, 유럽발 재정 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지수는 9% 가까이 폭락해 한때 516까지 밀렸다.
다만 오전 9시 31분 기준으로는 연기금이 투입되고 개인 투자자도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면서 코스피지수는 5.87% 떨어진 1726.73을 기록하고 있다.
하락은 외국인이 이끌고 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818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기관도 198억원 팔고 있고(연기금은 224억원 순매수), 개인은 1924억원 순매수 중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매도 사이드카는 선물가격 급락으로 유가증권시장 변동성이 높아짐에 따라 5분간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정지하는 장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6분쯤 코스피200 최근월물이 전일종가(기준가격) 243.80포인트보다 5.70% 낮은 229.90포인트를 기록하고 1분 지속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커진 지난 2011년 10월 4일 이후 전날이 약 8년 5개월 만에 처음이었다. 이틀 연속 사이드카가 발동한 것 또한 2011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시장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면 코스닥시장 기초자산 관련 모든 파생상품 매매거래가 중단된다. 서킷브레이커는 지수가 8% 이상 급변하면 발동하는 장치다.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부양책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음에도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아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9.99% 떨어진 2만1200.62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 역사상 최대 하락률인 22.6%를 기록했던 1987년 10월 19일 블랙먼데이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