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 거래인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거래상황판을 바라보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가 ‘검은 월요일’에 이어 ‘검은 목요일’을 맞았다.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전 세계적 불안과 미국의 유럽발 입국 금지 강경 조치 여파로 인해 충격적 폭락세를 기록했다.

12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52.60포인트(9.99%) 폭락한 2만1200.62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 전반을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60.74포인트(9.51%) 추락한 2480.6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750.25포인트(9.43%) 떨어진 7201.80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1987년의 이른바 ‘블랙 먼데이’ 당시 22% 이상 추락한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33년만에 ‘최악의 날’을 맞이한 것이다.

3대 지수는 모두 약세장으로 들어섰다.

증시 거래가 15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도 또다시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주가 급등락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15분간 매매를 중단하는 제도다.

미국 언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TV 대국민 연설을 통해 적극적 대응을 예고했지만, 코로나 19 사태로 취약해진 시장심리를 진정시키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주가가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조5000억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금융시장에 투입한다고 발표한 뒤 주가는 잠시 반등하는 듯 보였으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여기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우한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뒤 전 세계 증시가 연쇄적으로 급락하며 패닉에 빠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내놨지만 효과는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기업에 저금리 대출을 제공, 일부 개인과 사업체에 납세 연기를 허용하는 등 다양한 경기 부양책을 내놨다. 하지만 시장의 공포는 회복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