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법 부결… KT, 케이뱅크 최대주주 불가능해졌다

조선비즈
  • 김민우 기자
    입력 2020.03.05 15:55 | 수정 2020.03.05 17:36

    법사위 통과했는데 본회의서 부결… 통합당 "민주당이 합의 깨" 본회의장 퇴장
    반대토론 나선 與 박용진 "KT 위한 특혜… 면죄부 주는 법안"

    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이 부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인터넷은행 대주주의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이 5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해 범여 야당 의원들이 대거 반대표를 던진 결과다. 이에 따라 '1호 인터넷 은행' 케이뱅크에 대한 KT 자본 수혈을 통한 정상 영업이 무기한 연기됐다. 미래통합당은 "민주당이 인터넷은행법과 금융소비자보호법을 패키지(동시 합의) 처리키로 한 약속을 일방적으로 깼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인터넷은행법보다 먼저 표결에 부쳐진 금융소비자보호법은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는 2018년 8월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참여를 일부 허용키로 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표에 따라 그 해 말 인터넷은행법을 개정, 비(非)금융산업자본도 인터넷은행 지분을 34%까지 사들여 최대 주주가 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인터넷은행의 정상 영업은 지연됐다. '대주주적격성 심사에서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산업자본은 은행 대주주가 될 수 없다'는 조항을 함께 손보지 못한 탓에 케이뱅크의 지배 주주가 되려는 KT의 시도가 막힌 것이다. KT는 과거 공정거래법 위반 사례에다 법안 논의 과정에서 공정위에서 담합 혐의로 추가 조사를 받았다. 이 때문에 케이뱅크는 현재 자본금 부족 탓에 신규 대출이 완전히 멈춘 상태다.

    이에 여야는 인터넷은행 대주주의 한도초과 지분보유 승인 요건에서 공정거래법 위반(벌금형 이상) 전력을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마련해 이날 본회의에 올렸다.

    그러나 여당 내 일부 강경파와 시민단체 등은 "산업자본에 은행 진출을 허용해선 안된다"는 이른바 '은산 분리' 논리를 앞세워 법률 개정에 반대해왔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이날 본회의 찬반 토론에서 "(개정안은) KT라는 특정기업을 위한 분명한 특혜"라며 "인터넷전문은행법이 불법기업의 면죄부가 돼선 안 된다"고 했다. 민주통합의원모임 채이배 의원과 정의당 추혜선 의원도 "독과점, 갑질, 담합 처벌에 예외를 줘선 안된다", "공공성과 사회·경제적 약자를 생각해야 한다"며 반대했다. 결국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은 재석 184명에 찬성 75명, 반대 82명, 기권 27명으로 부결됐다. 통합당 의원들은 "혁신산업을 키워야 한다"며 대부분 찬성했지만, 표에 밀렸다.

    그러자 표결 직후 통합당 권성동 의원 등이 여당 의석을 향해 "뭐 하자는 거냐" "다들 나가자"면서 고함을 쳤고, 통합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해 본회의는 정회됐다.

    국회 정무위 통합당 간사인 김종석 의원은 곧이어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이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완화된 금융소비자보호법을 같이 묶어서 통과시킨다는 전제로 인터넷은행법 개정안 통과를 약속했고, 이에 따라 정무위와 법사위에서도 합의 처리해놓고 본회의 표결에서 약속을 깼다"고 했다. 이날 금융소비자보호법은 인터넷은행법보다 먼저 표결에 부쳐져 본회의를 통과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은 금융회사가 소비자에 대해 설명 의무, 부당 권유 행위 규정을 위반하면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에 대해서도 김종석 의원은 "오늘 본회의 안건 순서에서 당초 22항이 인터넷은행법, 23항이 금융소비자보호법으로 돼 있다고 통보 받았는데 본회의 직전 안건 순서가 바뀌었다"며 "(먼저 올라온) 금융소비자보호법은 통과됐는데, (이어 표결된) 인터넷은행법에 민주당 대부분이 반대표를 던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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