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하려는 중국인이 몰리면서 중국행 비행기값이 평소 대비 8~10배로 급등하고 있다.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진원지인 자기 나라보다 한국을 더 위험하다고 보는 중국인이 많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5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롄서(財聯社)에 따르면, 지난 24일 인천공항에서 칭다오로 떠나는 비행기표 가격은 8배로 폭등했다. 평상시에 편도 500위안(약 8만6000원) 수준이었던 인천~칭다오 노선의 비행기표가 이날 4000위안(약 69만원)에 팔린 것이다.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항공권 예매 앱 '페이주'에서 26일 출발하는 인천~칭다오행 직항 항공권은 25일 기준으로 모두 매진된 상태다. 유일하게 남은 환승 항공권의 가격은 1만위안(약 172만원)에 달한다. 차이롄서는 "페이주 앱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이 노선의 항공권 가격은 23번이나 급격하게 변동했고, 지속적인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중국 주요 도시로 향하는 항공권도 가격이 급등했다. 이 도시들은 평소엔 편도 항공권값이 15만원 안팎인 곳이다. 25일 세계 최대 항공권 검색 앱인 스카이스캐너에서 오는 28일 서울에서 중국 각 도시로 출발하는 항공권을 검색했을 때, 베이징으로 가는 비행기표 가격은 직항 편도 이코노미 좌석 기준 40만~70만원, 상하이는 37만~57만원, 광저우는 96만원이었다. 심한 경우 평소의 15배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항공사들이 한국에서 중국을 오가는 노선을 감축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에서 최대한 빨리 귀국하려는 수요도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업계에서는 '더 늦으면 중국 입국조차 막힐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비행기값 상승을 부추겼다고 본다. 중국 현지에서는 한국인 입국을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4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후시진 총편집인은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전염병이 한국에서 역류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썼다. 웨이보에는 '한국과 일본에서 온 사람은 출입금지'라는 표지판이 세워진 아파트 단지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257만명이 활동하는 재한(在韓) 중국인 포털 사이트 '펀더우코리아(奮鬪在韓國)'에는 '가족들의 걱정이 커져 중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는 글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