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툰 사업 급부상… "올해도 가파르게 성장중"
카카오는 메신저 기반 사업이 1등 매출 부문으로 정착
금융까지 진출하며 보폭 넓히는 앙대 인터넷 공룡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국내 양대 ‘인터넷 공룡’인 네이버·카카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네이버, 카카오의 목표주가는 각각 23만3000원, 22만2000원으로 올해 초 대비 6.3%(1만3700원), 18.7%(3만5100원) 높다.

올해 초 시가총액 22위였던 카카오는 이날까지 이틀 연속 주가가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하며 코스피 시총 17위까지 올라섰다. 네이버는 지난 1월 잠깐 주춤하며 시총 3위에서 4위로 밀려났다가 2월 들어 다시 상승세를 나타내며 3위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격차를 좁혀가는 중이다.

일러스트=박길우

◇두 배씩 성장하는 네이버 웹툰… 카톡 광고는 하루 매출 5억원

네이버는 광고, 쇼핑 등 기존 사업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웹툰, 소설 등 콘텐츠 사업이 빠른 속도로 커나가는 중이다. 네이버 웹툰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북미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웹툰을 포함한 콘텐츠 서비스 4분기 매출액은 같은 기간 약 120% 늘어난 699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은 이번 1분기에도 콘텐츠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네이버 웹툰이 지난해 2분기부터 매분기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지난 1월도 미국,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액이 가파르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기반 사업인 ‘톡비즈니스’가 순항하며 실적 개선을 견인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1년 동안 약 6500억원의 매출을 거둔 톡비즈가 올해 1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톡비즈는 지난해 3분기부터 카카오 각 사업 부문 중 가장 큰 매출을 거두는 사업이 됐다.

톡비즈 내 선물하기와 광고 모두 고성장하고 있고, 특히 채팅목록에 뜨는 광고인 ‘톡보드’는 지난해 연말 하루 매출 5억원을 넘어섰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톡보드는 대형 광고주뿐만 아니라 중소형 광고주가 유입되며 3000명 이상의 광고주가 참여하고 있다"며 "올해 1년 동안 톡보드의 하루 평균 매출은 6억7000만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테크핀으로 거듭나는 네이버·카카오… AI⋅빅데이터 연계 금융 서비스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한 또다른 관전 포인트로는 테크핀(기술+금융)이 꼽힌다. 테크핀은 기존 은행 등 금융사들이 IT기술을 도입해 서비스를 제공한 핀테크(금융+기술)와 달리 IT 기업이 중심이 돼 금융 서비스를 내놓는 것을 말한다. 전통 금융사들이 갖는 금융업 노하우가 아닌 AI, 빅데이터 등 IT기술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것이 차별점이다. 세계 최대의 핀테크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인 중국의 앤트파이낸셜은 자사를 테크핀 기업이라고 소개한다.

네이버가 지난해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설립한 네이버파이낸셜은 올 상반기 통장을 출시하고, 이어 네이버 계정을 기반으로 한 증권·보험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네이버가 가진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경쟁우위를 점할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는 올해 네이버파이낸셜이 적자가 나더라도 영업 확대에 초점을 맞춰 인력 충원과 마케팅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이 야후재팬과 추진중인 경영통합도 금융업 측면에서 호재다. 현금 결제 비중이 높은 일본은 올해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결제 시스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라인과 야후재팬의 합작법인이 일본의 간편결제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카오의 금융사업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는 중이다. 카카오페이의 지난해 4분기 거래액은 13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지난해 7월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이용자가 1100만명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의 여신 잔액은 15조원, 수신 잔액은 21조원에 이른다. 카카오는 또 삼성화재와 손잡고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다음달 초 금융당국에 예비인가를 신청할 계획이어서 올해 내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카카오페이는 지난 7일 출범한 카카오페이증권을 통해 실명 계좌 기반의 ‘머니 2.0’ 전략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카카오페이머니를 증권 계좌로 업그레이드 해서 각종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기존 카카오페이머니는 200만원까지만 선불로 충전할 수 있었지만 증권 계좌는 잔고의 한도가 없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전략실 부사장은 지난 4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선불 충전 방식이었던 머니 1.0과 달리 머니 2.0은 국내 테크핀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며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