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즈마’를 이용해 새싹보리의 인체에 유익한 기능성 물질 함량을 높이고, 성장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플라즈마는 반도체·의료기술·우주항공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는 물질이다. 하지만 식량작물 관련 연구에서 플라즈마를 이용해 성분 변화 등의 성과를 올린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플라즈마 처리에 따른 보리싹 식물체 모습 및 생육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은 플라즈마를 이용해 새싹보리의 생산량과 기능성 물질 함량을 증가시키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플라즈마는 고체·액체·중성기체와 구별되는 제4의 물질 상태를 말한다. 전자·양이온·음이온·중성입자들이 존재하며, 전기 에너지를 갖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보리에 플라즈마를 처리한 결과, 보리종자 발아율이 최대 12.4%까지 높아졌다, 새싹보리 길이는 20%, 무게는 52%쯤 증가했다.

이미자 농진청 연구사는 "플라즈마를 처리한 종자의 표면이 울퉁불퉁해지면서 수분을 흡수할 수 있는 면적이 늘어나 발아율이 높아진 것"이라며 "보리종자가 발아한 이후 첫날 1회 6분간 플라즈마를 처리해 9일 동안 재배했을 때 생육이 가장 좋았다"고 설명했다.

플라즈마 처리를 거쳐 새싹보리를 키웠을 때 가바(35%)·폴리코사놀(90%)·사포나린(50%) 등 인체에 이로운 성분 함량도 처리하지 않는 새싹보리보다 높아졌다. 연구진은 플라즈마 처리에 따른 보리싹의 유효성분 함량 증진 방법 (10-2019-0166022)으로 특허를 출원했다.

가바(γ-amio butyric acid)는 척추동물의 신경전달물질로 뇌기능촉진·정신안정·혈압저하·기억력 증진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이 성분을 이용한 의약품은 뇌졸중·뇌동맥 후유증에 의한 두통·이명 치료 등에 사용된다. 또 폴리코사놀은 몸에 나쁜 LDL-콜레스테롤 경감 등 혈중 지질개선 작용을 한다. 사포나린은 알콜성 간손상이나 혈당강하 등에 효능이 있다.

박기도 농진청 작물기초기반과 과장은 "이번 연구로 플라즈마를 이용한 기능성 물질을 많이 함유한 새싹보리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 기술이 다른 작물로 확대·발전될 수 있도록 연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