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확산으로 중국 공장들의 가동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중국에서 부품 공급을 받지 못해 쌍용차가 생산을 중단하고, 현대차가 생산 라인 가동 중단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국내 자동차 회사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쌍용차는 "중국에서 수입하는 와이어링 부품의 수급 차질로 오는 4일부터 12일까지 평택 공장 차량 생산을 중단한다"고 31일 밝혔다. 와이어링은 차량 내 전자제품을 연결하는 통합 배선 장치로, 노동 집약형 부품이어서 중국에서 공급받는 경우가 많다. 쌍용차는 중국 옌타이에 있는 레오니와이어링시스템 공장에서 와이어링을 납품받는다. 이 공장이 중국 정부 조치에 따라 9일까지 휴업하게 되면서 부품 수급 차질이 빚어졌다. 부품 약 3만개가 들어가는 자동차는 단 하나만 없어도 생산 라인이 멈춘다. 중국 내 공장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13일 이후 생산 재개도 장담하기 어렵다.

현대차도 이날 "와이어링 부품 수급 차질로 다음 주 일부 생산 라인의 가동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국내·동남아 등에서 부품 대체 조달을 추진하는 등 생산 차질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도 중국 공장에서 와이어링 부품을 받는데, 이 공장들도 전부 9일까지 휴업한다. 현대차는 일단 1일 예정돼 있던 울산 4공장 특근(8시간)을 취소했다. 울산 4공장에선 인기 차종인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생산된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아직 재고가 있지만,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대체 수급 통로를 찾고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회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소량의 재고만 확보하고 있는데, 이런 점들이 악재(惡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