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클라우드 업계 "데이터 협업 가능... '경부고속도로' 능가하는 인프라 사업"

조선비즈
  • 박원익 기자
    입력 2020.01.10 13:35

    데이터3법 통과로 AI 기술 전문업체⋅금융사 협업 가능해져
    SK텔레콤·카카오 지분 맞교환 ‘신의 한수’ 평가도

    "데이터3법이 통과됐군요. 한국의 인공지능(AI) 업체들 그리고 AI를 필요로하는 수많은 업체에게 너무나 좋은 소식입니다."

    딥러닝(deep learning·심층학습) 전문 기술 스타트업 보이저엑스를 운영하는 남세동 대표가 9일 오후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밝힌 소감이다. AI의 성능을 개선하려면 머신러닝(기계학습)이나 딥러닝을 통해 AI를 가르쳐야 하는데, 이 때 가장 필요한 게 데이터다. 양질의 데이터가 많아야 이를 토대로 학습한 AI가 제대로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업계 "그동안 못 했던 다양한 협업 가능"

    기존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누구의 정보인지 알아볼 수 없도록 개인정보를 비식별 처리했더라도 이를 당사자 동의 없이 다른 회사에 제공할 수 없었다. 각 회사가 축적한 데이터를 다른 회사와 공유해 활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려웠던 것이다.

    픽사베이
    데이터3법 통과로 이제는 여러 업종의 회사들이 다양한 형태로 협업할 수 있게 됐다. 예컨대 은행, 카드사 등에 축적된 금융 데이터와 스마트폰 기반 위치정보를 조합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AI 기술 전문 업체와 데이터를 가진 일반 업체가 협업해 새로운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남 대표는 "그동안 몇몇 회사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데이터에 AI를 적용하는 방법을 문의해 왔지만, 법 때문에 협업은 커녕 논의조차 하지 못 했다"며 "인공지능 업계의 사람으로서 그리고 한국에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데이터3법 통과를) 환영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10월 28일 네이버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DEVIEW·Developer's View) 2019’에 참석해 "AI는 제조·서비스·의료·금융 등 기존 산업의 문제를 지능화해 해결하는 신(新)산업의 핵심 경쟁요소"라며 AI 산업을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는 관련 정책을 담은 ‘AI 국가전략’을 지난 12월 17일 발표했다.

    클라우드・통신 업계도 환영 "경부고속도로보다 큰 인프라 사업 시작"

    클라우드(인터넷을 통해 데이터를 저장하고 활용하는 기술) 업계도 데이터3법 통과를 환영했다.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는 10일 "데이터3법 통과로 경부고속도로보다 큰 인프라(기반) 사업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며 "민간 기업들이 이를 토대로 제대로 데이터 사업을 시작하고, 더 과감하게 데이터 유통을 저해하는 법을 고치고 사화적 규범을 재정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뿐 아니라 개인 역시 자신의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걸 인식하고 합당한 보상을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이 대표는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개인정보 등)를 제공하고 현금처럼 보상받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데이터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데이터 자체가 돈이다. 데이터 인프라를 갖춘 나라, 기업과 그렇지 못한 곳의 경쟁력 차이는 삶과 죽음 만큼 클 것"이라고 했다.

    데이터 3법 주요 내용./조선DB
    SK텔레콤·카카오 데이터 과학자(Data Scientist)를 거쳐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데이터라이즈를 창업한 김성무 대표는 "기업들이 데이터를 합법적으로 제공, 활용할 방안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시장이 생길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10월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한 SK텔레콤(017670)카카오(035720)의 전략이 빛을 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내 통신업계 1위, 모바일 메신저 1위인 두 업체가 데이터3법 통과로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데이터의 결합은 새로운 양질의 데이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를 통해 쌓은 금융 데이터와 SK텔레콤의 위치기반 데이터를 결합해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양사가 구축해온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실험을 전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일찌감치 빅데이터 활용을 준비해온 통신업계의 행보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K텔레콤은 2013년 빅데이터 사업팀을, KT는 2014년 빅데이터 센터를, LG유플러스는 2016년 빅데이터 관련 팀을 신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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