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과 수입 자동차 업체들이 2020년 경자년(庚子年) 자동차 시장을 수놓을 다양한 신차를 국내에서 출시한다.
최근 자동차 시장의 ‘대세(大勢)’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쏠리고 있는 점을 반영하듯 내년에도 각 업체들은 앞다퉈 SUV 차종에서 신차를 쏟아낸다. 제네시스가 브랜드 출범 후 최초의 SUV 모델인 GV80을 선보이고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는 완전변경 신차로 ‘형제간 경쟁’을 펼친다.
수입차 업체들도 다양한 차종에서 신차를 선보인다. BMW는 중형세단 5시리즈의 부분변경 모델을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아우디와 미니 등은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 상반기 : 제네시스 GV80 1월·G80 2월…르노삼성은 신차 4종 출시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포문을 열 첫번째 차는 제네시스 GV80이다. GV80은 당초 지난해 나올 예정이었지만, 환경부 배기가스 인증 문제 등으로 인해 1월로 출시가 미뤄졌다. 현대차는 GV80의 디젤 모델을 먼저 출시하고 상반기 중 가솔린 모델도 선보일 계획이다.
GV80에는 차 안에서 결제를 하는 ‘카 페이먼트(car payment)’와 차가 운전자의 성향을 파악해 스스로 주행에 적용하는 ‘SCC-ML(머신러닝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여러 ICT 기술이 적용된다. 또 디스플레이에 홀로그램을 투영해 이동방향과 제한속도, 위험경보 등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등도 국내 최초로 탑재된다.
2월에는 제네시스의 대형세단 G80의 3세대 신형 모델이 출시된다. 신형 G80은 현대차가 새롭게 개발한 2.5리터 가솔린 터보엔진과 3.5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이 장착된다.
뒤를 이어 기아차는 완전변경된 4세대 신형 쏘렌토를 선보인다. 4세대 쏘렌토는 가솔린과 디젤 트림 외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새롭게 가세한다. 현재 국산 하이브리드 SUV는 현대차 코나 하이브리드와 기아차 니로 등 소형 모델만 판매되고 있다. 중형 SUV인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실용성과 친환경차의 장점을 찾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3월에는 7세대 신형 아반떼가 출시된다. 1.6리터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모델과 함께 하이브리드 모델도 추가된다. 여기에 고성능 모델인 아반떼 N도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모델 노후화로 부진한 판매실적을 보였던 르노삼성은 부분변경모델을 포함, 4종의 신차를 상반기에 쏟아내며 반격을 노린다. 2~3월에 첫번째 크로스오버차량(CUV)인 XM3를 출시하고 소형 SUV인 QM3의 후속모델인 신형 캡처도 선보인다. 또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누적 판매량 1위를 기록 중인 조에와 준중형세단 SM6의 부분변경모델도 상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GM도 1월에 새로운 SUV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한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트랙스와 이쿼녹스를 잇는 준중형 SUV로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오토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한국GM이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출시한 이쿼녹스와 대형 SUV 트래버스, 픽업트럭 콜로라도 등을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반면 트레일블레이저는 부평공장에서 생산된다.
이 밖에 현대차의 중형 SUV 싼타페와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판매되고 있는 국산 해치백 모델 i30의 부분변경모델 등도 올 상반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신차로 꼽힌다.
◇ 하반기 : 투싼·스포티지 '형제간 신차경쟁'…GV70은 10월 예정
하반기에는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준중형 SUV인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가 나란히 완전변경 신차로 출시돼 ‘집안 경쟁’을 벌인다.
9월에 나오는 현대차의 신형 투싼은 2015년 이후 5년만에 바뀌는 4세대 모델이다. 지난해 11월 LA 오토쇼에서 현대차가 공개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 콘셉트카인 ‘비전(Vision) T’를 기반으로 설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5년만에 완전변경되는 5세대 스포티지는 현재 기아차가 해외에서 파는 차종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 중인 모델로 올해 실적 개선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아차가 선보인 소형 SUV 셀토스가 스포티지와 비슷한 크기로 나왔기 때문에 신형 스포티지는 지금보다 차체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가대표 미니밴’으로 불리는 기아차의 카니발도 올 하반기에 4세대 완전변경모델로 새롭게 출시된다. 차체가 더 커지고 2.2리터 디젤엔진 외에 2.5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을 장착한 모델이 추가될 것으로 점쳐진다. 또 기존 카니발이 정통 미니밴의 외관으로 설계된데 비해 신형 카니발은 대형 SUV와 흡사한 디자인으로 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자동차 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굴 모델은 제네시스의 두번째 SUV 모델인 GV70이 될 것으로 보인다. GV70은 대형 SUV인 GV80보다 한 단계 작은 중형 모델로 GV80에 탑재되는 여러 첨단 안전·편의사양이 대부분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시장 출시는 오는 10월로 예정돼 있다.
현대·기아차는 하반기에도 여러 종의 부분변경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2017년 현대차의 첫 소형 SUV로 출시된 코나는 3년이 지나 부분변경모델로 돌아온다. 기아차는 K3와 스토닉, 스팅어를, 제네시스는 중형세단 G70을 각각 부분변경해 출시한다.
한국GM은 하반기에 대형 SUV 타호를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타호는 쉐보레 브랜드의 트래버스와 서버번 사이에 위치하는 SUV로 최대 9인승 모델까지 판매된다. 타호가 올해 출시될 경우 한국GM은 트랙스에서 이쿼녹스, 트래버스, 타호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 5월 BMW 5시리즈 F/L 공개…아우디 e-트론 등 수입 전기차도 '봇물'
올해는 수입차 업체들도 30여종의 다양한 신차를 출시한다. 아우디와 미니, 포르셰 등은 전기차 모델을 새롭게 추가해 BMW의 i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EQC 등이 선점하고 있는 수입 친환경차 시장에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다만, 국산 자동차 업체들과 달리 수입차들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신차 출시 시기를 확정하지 못한 곳이 많다. ‘디젤 게이트’ 이후 까다로워진 환경부 인증 기준과 제네시스 등 국내 고급차들의 출시 시점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차는 BMW의 중형세단 5시리즈의 부분변경모델이다. BMW는 오는 5월 열리는 부산 모터쇼에서 5시리즈 부분변경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할 계획이다.
BMW는 또 1월에 소형 해치백 모델인 1시리즈를 시작으로 그란쿠페 스타일의 2시리즈와 4시리즈도 잇따라 출시할 예정이다. 고성능 라인업인 BMW M8 그란쿠페도 휠베이스를 확대한 모델로 올해 국내 시장에서 선보인다.
벤츠는 소형 SUV인 더 뉴 GLB와 더 뉴 CLA, A클래스 등 ‘작지만 강한 차’들로 승부를 건다.
더 뉴 GLB는 벤츠의 SUV 라인업에 새롭게 추가된 소형 모델로 최대 7명이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벤츠는 앞서 지난해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더 뉴 GLB와 함께 고성능 모델인 AMG GLB 모델도 선보였다. GLB는 준중형 SUV인 GLC보다 한 단계 작은 위치에서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할 예정이다.
폴크스바겐은 테라몬트와 투아렉, 티구안 올스페이스, 티록 등 각 차급에서 SUV 신차를 쏟아낸다. 이 밖에 신형 파사트 GT 부분변경모델과 신형 제타 가솔린모델 등도 올해 출시된다.
2월 출시 예정인 대형 SUV 투아렉은 완전변경된 3세대 모델로 기존 모델에 비해 전장과 전폭이 각각 77mm, 44mm 확대됐다.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준중형 SUV인 티구안의 7인승 모델이다. 소형 SUV 티록은 최고출력 150마력의 힘을 내는 2.0리터 디젤엔진을 탑재했으며 환경부로부터 리터당 15.1km의 복합연비를 인증받아 곧 판매가 시작된다.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는 특히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 신차의 출시가 크게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아우디는 브랜드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인 e-트론을 상반기 중 출시하고 포르셰는 하반기에 전기스포츠카 타이칸을 선보인다. 미니도 처음으로 전기차인 미니 일렉트릭을 국내에서 판매하고 푸조도 전동화 소형 SUV인 뉴 푸조 e-2008을 출시할 계획이다. 볼보도 지난해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 전기 SUV인 XC40을 판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