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2010년부터 해커 포상금을 걸어왔다. 앱을 출시하기 전 보안 취약점을 먼저 찾아내 수정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최근에는 자신이 만든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의 원격 제어 기능에서 결함을 찾아내는 '화이트 해커'(해킹을 막는 보안 전문가)에게 포상금 최대 150만달러(약 17억6000만원)를 지급한다고 했다.
1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IT(정보기술) 기업의 시스템 약점을 찾아내는 해커에게 거액의 포상금을 주는 기업이 늘고 있다. 액수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구글이 이번에 내건 포상금 150만달러는 기존에 지급해오던 20만달러의 7.5배다. 지난 8월 애플은 포상금 상한을 건당 20만달러에서 100만달러로 5배 올렸다. 미국 사이버보안업체 해커원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화이트 해커 한 명당 평균 보상액은 3380달러로 최근 2년간 70% 올랐다. 해커원은 자사에 등록해 활동하는 화이트 해커는 30만명이 넘고 작년 이들이 받은 상금만 1800만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IT 기업뿐 아니라 커피숍·자동차·방산 업계도 화이트 해커에게 해킹을 의뢰해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시스템 버그의 치명적인 정도에 따라 100~4000달러 포상금을 준다.
중국은 국가적으로 화이트 해커 집단을 운영해 정부기관·기업·연구소 등에서 쓰이는 시스템의 취약점을 찾아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 현대자동차가 화이트 해커를 채용해 별도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연구·IT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는 화이트 해커팀을 만들어 새로 출시된 차량의 시스템을 해킹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LG전자도 사물인터넷을 적용한 기기들을 대상으로 모의 해킹을 꾸준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