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50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수출 부진과 반도체 불황 등이 겹치면서 '수출 한국'이 직격탄을 맞은 결과, 올해와 내년 연속 2%대 성장이 예상되며, 이는 관련 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9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1월 전망치(2.6%)에서 대폭 수정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 전망도 종전 2.5%에서 2.3%로 하향했다. 한국이 2년 연속 2.5% 이하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은 한국은행 통계가 있는 1954년 이후 처음이라고 FT는 전했다.

실제 글로벌 금융 위기 때인 2009년 한국 경제 성장률은 0.8%로 떨어졌다가 이듬해 6.8% 성장하며 빠르게 회복했다. 이에 앞서 외환 위기를 겪은 1998년에는 -5.5%의 역성장을 했다가 1999년 11.3%, 2000년 8.9% 성장세를 기록하는 등 강한 회복력을 보였다.

그러나 수출이 전체 GDP의 45%를 차지하면서, 중국으로의 수출이 전체 수출의 4분의 1일 정도로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선 최근의 미·중 무역 갈등과 이에 따른 중국 성장 둔화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이에 한국은행이 사상 최저 수준인 1.25%로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정부가 금융 위기 이후 가장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쓰면서 경제를 방어하는 엄중한 상황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