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기존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전량을 전환우선주(CPS)로 전환했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자본안전성이 해소돼 인터넷전문은행과 증권업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1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주주 전원의 동의를 얻어 기존에 발행된 RCPS 전량을 CPS로 전환했다고 14일 밝혔다. 상환전환우선주는 일정 조건 하에서 투자자가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이다. 토스 자본금 134억원 중 75%가 상환전환우선주였다.
토스는 2013년 법인 설립 이후 여러 벤처캐피털사에 투자를 받고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했다. 이는 스타트업의 일반적인 자본 조달 방식이지만, 토스가 인터넷전문은행과 증권업 진출을 준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조건만 충족하면 주주가 언제든지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자본을 진정한 자본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5월 토스컨소시엄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서 탈락했을 때도 이런 자본 구성이 문제가 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토스의 증권업 인가를 심사 중인 금융감독원도 상환우선주가 75%에 달하는 토스가 증권업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비바리퍼블리카의 주요 주주인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탈, 클라이너퍼킨스, 페이팔, 세콰이어차이나 등은 이번 결정을 통해 토스의 은행 및 증권사업 진출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주식 전환으로 기존 투자자들은 상환권이 사라지고, 향후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만 부여된 전환우선주주로서의 자격을 유지하게 된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토스의 모든 주주는 토스의 비전과 사업에 대해 오랫동안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해왔으며, 모든 투자자가 다른 조건 없이 상환권을 포기하는 과감한 결정을 한 것 역시 큰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졌다"며 "자본안정성에 대한 이슈를 일단락하고, 토스가 금융 혁신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다음달 중 제3 인터넷전문은행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달 비바리퍼블리카는 하나은행 등과 손잡고 토스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컨소시엄의 최대주주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으면 지분 34%를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