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LPG(액화천연가스) 차량 구매 제한이 사라졌지만, LPG차량 감소는 계속되고 있다. 판매되는 차보다 폐차되는 차가 더 많다는 얘기다. LPG차량 판매가 소폭 늘어나긴 했지만, LPG차량 시장 축소 흐름을 뒤집기는 역부족이다.

서울 상계동 한 LPG 충전소에서 LPG차가 가스를 충전하고 있다.

LPG업계에 따르면 LPG차량 등록대수는 지난 9월말 기준 202만4100대다. 이는 전월보다 1400대 감소한 수치다. LPG 자동차등록대수는 2010년 245만대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줄고 있다. 올해도 매달 감소하고 있다. 다만, 규제가 완화 전 매달 감소 추세가 5000~6000대였다면, 완화 후에는 매달 1000~4000대 정도가 줄고 있다.

대한LPG협회 제공

LPG 등록대수는 휘발유나 경유보다 저렴하지만 지난 3월까지는 택시, 렌트카,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 특정 대상만 구매할 수 있어 매년 역성장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37년 만에 LPG차량 사용 규제가 완화되고 휘발유와 경유차량을 LPG 차량으로 개조하는 것도 가능해지면서 LPG업계는 분위기 전환을 기대해왔다.

차량 등록 수가 줄다보니 차량용 LPG 연료(부탄) 수요도 줄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다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수송용 LPG 소비물량은 227만4000톤이다. 이는 전년대비 3.6% 감소한 수치다.

LPG차량 등록대수가 줄어든 것은 규제 완화 이후 LPG 신차 판매와 개조차량은 늘었지만, 기존에 등록된 차량의 폐차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실제로 올해 2분기 월 평균 LPG차량 판매대수는 1만1219대로 규제 폐지 전인 올해 1분기 월 평균 판매대수 8300대보다 36% 늘었다. 4~6월 LPG차량 구조변경 건수도 월평균 300여대다. 지난해 LPG차량 구조변경 건수가 월 평균 100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늘었다.

E1 관계자는 "LPG 차량 등록대수 감소는 물론 소비자들의 주행거리가 점점 줄고, 최신 LPG 차량 모델들의 연비가 개선된 영향"이라고 말했다.

규제가 완화됐음에도 LPG 차량 등록대수가 늘지 않는 것은 선택할 수 있는 LPG 차량 모델이 많지 않아서라는 의견도 있다. 현재 현대자동차에서는 아반떼, 쏘나타, 그랜져가 LPG모델을 두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모닝, 레이, K5, K7 LPG차량을, 르노삼성에서는 SM6,SM7 LPG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SUV모델은 르노삼성의 QM6가 유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차량 구매자의 70%가 SUV 모델을 선호하는 만큼 LPG 차량이 늘어나려면 모델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규제 완화가 정착된 후 LPG차량이 2020년 213만대에서 2030년 282만2000대로 늘어날것으로 보고 있다. LPG업계 관계자는 "LPG차량이 2015년부터 매년 5~7만대 줄어왔는데, 규제가 완화된 다음에는 등록대수 감소 폭이 줄긴 했다"며 "내년부터는 전년대비 등록대수가 증가할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