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된 한정식집 '두레'도 지난달 운영난에 폐업하기로 했지만, 이를 번복하고 영업하고 있다.
이숙희(61) 대표는 "수십 년 단골손님들이 '우리가 자주 올 테니 폐업은 하지 말아달라'고 해서, 일단은 버텨보기로 했다"고 했다.
'두레'는 서울시가 지정한 '자랑스러운 한국음식점',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한 '아시아 24개 도시 중 기억해야 할 음식점' 등으로 꼽힌 유명 한정식집이다. '두레'는 1950년대 이 대표의 어머니가 경남 밀양에서 문을 열었고, 1988년 인사동길로 자리를 옮겼다.
'ㅁ' 자 한옥 한 채를 온전히 쓰던 '두레'는 최근 식당을 절반 규모로 줄였다. 나머지 공간에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들어섰다.
이 대표는 "우리 음식 문화가 녹아 있는 한정식이 아예 없어질까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대중적인 식당이 필요하듯 고급 식당도 필요한데, 이러다가 한정식이 사장(死藏)될까 염려된다"며 "한정식이 없어지게 되면 음식과 관련한 우리의 전통문화도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인사동이 인사동답지 않게 변한 것도 위기의 원인"이라고 했다. 2000년대 이후 인사동을 찾는 이들이 늘자 건물주들은 임대료를 올렸고, 상인들은 당장 이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싸구려 물건을 떼다 팔거나 매출을 내기 쉬운 업종으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인사동이 일반 시장과 다를 바 없는 곳이 됐고, 찾는 손님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생겼다"고 했다. '두레'가 언제까지 영업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이 대표는 "당분간은 영업하겠지만 얼마나 버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