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개에 달하는 원자 간 결합을 분석할 수 있는 초고성능 슈퍼컴퓨터 5호기가 본격 가동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는 7일 대전 KISTI 본원에서 ‘국가 초고성능컴퓨터(슈퍼컴퓨터) 5호기 개통식 및 도입 3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누리온’으로 이름붙여진 슈퍼컴 5호기는 2018년 6월 기준 성능이 세계 11위로, 이론성능이 25.7페타플롭스(PFlops)에 달한다. 페타플롭스는 초당 1000조번의 실수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성능이다.
슈퍼컴퓨터는 대용량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분석·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일반 고성능컴퓨터보다 연산 속도가 수천배 이상 빠르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4차산업혁명 핵심 인프라로 여겨진다. 때문에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슈퍼컴퓨터를 과학 및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자원으로 보고 있다.
슈퍼컴 5호기 누리온은 개인용 PC 약 2만대를 동시에 가동하는 성능을 보여준다. 1조개의 입자를 분석해 우주의 기원을 밝히는 기초연구, 세포간의 연결을 1000억개의 원자 수준으로 분석해 볼 수 있는 연구가 가능해진다. 특히 기업의 신제품 개발 및 시장분석, 자연재해, 교통문제 등 국가·사회 현안 해결에도 도움을 준다.
최희윤 KISTI 원장은 "1988년부터 슈퍼컴 1호기~4호기를 도입해 국산자동차 설계 및 제작, 액체 로켓 엔진 시뮬레이션, 세계 최대 규모의 우주진화 과정 연구 등 산학연의 혁신을 주도했다"며 "특히 4호기는 2011년부터 1만여명 이상의 연구자와 500여개 이상의 기업이 활용, 1000여편 이상의 SCI급 논문에 도움을 주고 기업의 신제품 개발 비용(78%)과 시간(61%)을 크게 절감하는 데도 기여했다"고 말했다.
7일 정식 개통식을 연 슈퍼컴 5호기는 오는 12월 3일부터 정식서비스를 시작한다. 그동안 활용을 원하는 연구자나 기업은 ‘초고성능컴퓨터 활용 과제 공모’ 절차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