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은 최근 사회적 관심이 높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이하 메르스)만큼이나 예방과 검진이 중요한 감염병이다. 특히 잠복결핵은 결핵균이 몸속에서 바로 활동하지는 않지만, 면역력이 저하되면 활성화돼 미리 주의할 필요가 있다.
보건복지부 2016년 질병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연간 약 3만6000명의 결핵 환자가 발생한다. 전체 국민 가운데 3명 중 1명은 몸 속에 결핵균을 보유하고 있고, 10명 중 1명꼴로 결핵 증상이 나타난다.
결핵균은 보균자가 재채기나 말을 할 때 주로 공기를 통해 전파가 이뤄진다. 잠복기는 몇 달에서 몇 년까지 사람마다 다르다. 주로 면역력이 약해지면 결핵균이 활동한다. 잠복기를 지난 결핵 환자는 만성 기침, 발열,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중 감소, 식은 땀, 각혈 증상을 보인다.
결핵균이 활동하기 시작하면 잠복기 때보다 치료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조기 발견하면 90% 발병을 막을 수 있다. 잠복결핵은 인체 내 결핵균에 대한 면역세포가 존재하는 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단한다.
정기적인 잠복결핵 검사가 필요한 대상 1순위는 면역력이 약한 환자가 많은 병원에서 일하는 의료 종사자들이다. 2018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교수팀이 국내 의료인 1655명을 대상으로 잠복결핵 감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전체 유병률은 16%였다.
우리나라는 결핵 예방법을 통해 집단시설 종사자에 대한 결핵 및 잠복결핵 감염 검진을 의무화했다. 현재 잠복결핵 진단검사법은 두가지로 ‘투베르쿨린 피부반응검사(TST)’와 최신 검사 방법인 ‘인터페론-감마 분비 검사(IGRA)’가 있다.
TST는 결핵균 항원을 팔의 피부에 주사해 48~72시간 사이에 피부가 부풀어 오르는 크기를 측정해 결핵균 감염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IGRA는 혈액을 채취해 결핵균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잠복결핵 진단을 받으면 2년 내 감염이 확인되거나 면역억제제 주사를 맞는 환자의 경우 발병 고위험군으로 나뉘기 때문에 예방 목적의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결핵의 경우 4종류의 항결핵제를 최소 6개월 정도 복용해야 하지만, 잠복결핵 치료는 1~2가지 항결핵제를 3~9개월 정도 복용해야 한다.
김신태 강남치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잠복 결핵이란 결핵균이 몸에 들어왔으나 면역력에 의해 억제되어 증상이나 전염력이 없는 상태"라며 "기침·가래·체중 감소·미열 등이 있으며, 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면 흉부 엑스레이 검사, 객담(가래) 검사를 받아보기를 권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