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물류 플랫폼을 서비스하고 있지만 정보통신(IT)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IT 회사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소규모 한국 패션 브랜드가 해외로 유통망을 확장하도록 기술적으로 도와주고 있거든요.”

27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쿠딩 사무실에서 만난 김영일 공동창업자(대표)는 의류 물류 회사인 ‘쿠딩'의 정체성에 대해 이 같이 정의했다. 쿠딩은 대기업들이 장악한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2015년 7월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쿠딩은 국내 의류 브랜드의 해외 판매를 돕는 웹 기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70여개의 국내 브랜드가 입점해있고 해외 70여개국으로 해당 브랜드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쿠딩의 수익모델은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의 중간 마진이다. 브랜드 별로 도매 가격을 협상하고 소비자들에게는 마진을 붙여 소매가로 판매하는 식이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쿠딩은 지난해 10월 카카오벤처스와 미국 인모스트벤처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최초 투자 단계인 ‘시드 투자’ 단계를 마무리했다. 쿠딩은 현재 후속 투자 단계인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이다.

27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쿠딩 사무실에서 김영일 공동창업자를 만났다.

김영일 대표는 미국 유학 생활 중 쿠딩 창업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 유학 중 원하는 옷 스타일이나 사이즈를 찾기 어려웠는데 주변 아시아인들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라며 “한국 옷들은 디자인이나 품질 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데 외국에서는 이런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가 전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학서 알게 된 쌍둥이 형제들과 2013년부터 사이트 구축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쿠딩의 사이트 구축 시작부터 정식 서비스 개시까지는 약 2년의 시간 간격이 있다. 김영일 대표는 이에 대해 “본인을 포함한 창업자 3명은 각자 일을 하면서 틈틈이 준비하기 시작했다”라며 “초기 성과가 생각보다 좋아 각자 하던 일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김영일 대표는 미국에서 스포츠 매니지먼트 일을 했었다. 쌍둥이 형제 중 형인 스티브 류는 미국 뉴욕에서 증시 관련 사이트를 구축하는 회사에서 5년 넘게 일을 했고 동생인 저스틴 류는 데이터 분석과 관련한 일을 3~4년 정도 했다. 이들 3명의 공동 창업자는 이전 직장과 대학교 전공에 맞춰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대학교에서 물류를 전공한 김영일 대표가 물류 및 회사의 전반적인 운영을 맡고 있고 쌍둥이 형제인 스티브 류와 저스틴 류가 각각 소프트웨어·시스템 엔지니어, 데이터분석·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김영일 대표는 대형 유통사 및 글로벌 IT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e커머스 시장에서 쿠딩이 성장할 수 있는 이유로 자체 기술력 확보와 해외결제·해외운송 등의 원스톱 서비스를 들었다.

그는 “쿠딩은 해당 브랜드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주소(URL)만 있으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자동으로 제품 사진과 설명을 쿠딩 사이트에 올라갈 수 있게 해주는 자체 기술력이 있다”면서 “자체적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춤형 추천 배너, 웹사이트 표출 등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쿠딩에서 판매와 배송을 담당하고 있어 판매자들은 추가 비용이나 작업 없이 제품을 해외로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쿠딩은 현재 웹 기반 플랫폼이지만 앞으로 모바일만의 특성을 담은 애플리케이션(앱)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모바일 웹에서 운영되는 플랫폼을 그대로 앱으로 옮길 수 있지만 앱만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김영일 대표는 “라이브 홈쇼핑 등 웹에서는 구현하기 힘든 기능을 모바일 앱에 담는 구상을 하고 있다”라며 “모바일로 소비를 하는 형태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모바일 앱으로만 할 수 있는 기능을 담아 완벽한 형태로 앱을 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