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은 최근 10년간 남녀 통틀어 우리나라 전체 암 발생률 1위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암이다. 전에는 손으로 만져지는 갑상선 혹만 검사했다면 현재는 만져지지 않는 크기의 작은 갑상선암도 초음파와 미세침흡인 세포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할 수 있게 되면서 갑상선암 환자 수도 급증했다.
갑상선암은 진행 속도가 느리고 수술 후 예후도 좋아 거북이암, 착한 암이라고도 불린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암이 발견되더라도 수술을 권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환자 스스로도 심각한 증상을 느끼지 못해 수술을 미뤄두기도 한다.
하지만 갑상선암은 근처 림프절로 침범되는 경우가 많고 방치하면 드물게는 뼈나 폐로 원격 전이되기도 해 주의가 필요하다. 갑상선암 수술은 언제 하는 것이 좋을지 송정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외과 교수(사진)와 짚어봤다.
◇ 작은 갑상선암, 수술 필요 없나?
학계에서도 갑상선암 수술 치료는 큰 논쟁거리 중 하나다. 예전에는 대부분 혹이 만져진 후에야 치료를 받았고, 그 크기가 대개 1cm 이상이었기 때문에 수술에 대한 논란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초음파로 1cm 이하의 작은 암도 쉽게 진단되면서 ‘작고 예후도 좋은데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가’라는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실제 일본 고베 구마병원에서 1cm 미만의 저위험 갑상선유두암 환자를 대상으로 10년 추적 관찰한 결과, 크기가 커진 환자가 8%에 불과하고 림프절 전이 환자가 3.8%로 매우 적었다. 또 연령에 따라 암이 진행될 가능성에 차이가 있었는데 젊은 나이일수록 진행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갑상선암이라고 해서 수술이 필요없다고 예단해서는 안된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의 갑상선학회에서도 일단 갑상선암으로 진단되면 수술을 원칙으로 인정하고 있다.
송정윤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는 “갑상선암의 경우 크기가 작으면 무조건 수술이 필요 없다는 인식이 있지만 갑상선암은 진단 시 수술적 치료가 원칙”이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미세한 암이더라도 종양이 신경 가까이에 붙어 있거나 임파선 전이가 있다면 되도록 빨리 수술을 결정해야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미세유두암이라도 20%에 이르는 재발률을 보이고 다른 장기로 전이된다면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갑상선암이 진단되면 의사와 충분한 상의 후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 가장 흔한 증상은 목에서 만져지는 혹, 대체로 통증은 없어
갑상선암은 증상 없이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검진 시 전체 인구의 약 절반에게서 갑상선 결절이 발견되며, 이 중 5~10%가 갑상선암으로 진단된다. 갑상선암은 암 덩어리가 4~5㎝ 이상 커지면서 주변 구조물을 압박하거나 크기가 작더라도 주변 조직을 침범하는 경우에 증상이 나타난다.
갑상선암 증상은 목에서 혹이 만져지는 경우가 가장 많다. 특히 60세 이상이거나 30세 미만인 경우, 또는 남자인 경우에는 혹이 만져지면 갑상선암을 의심하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
송 교수는 “대부분 갑상선암은 통증을 동반하지 않으며, 급성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는 출혈이나 염증 같은 양성 질환인 경우가 많다”며 “쉰 목소리가 나오는 경우는 되돌이 후두신경 주변에서 갑상선암이 발생해 성대 마비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갑상선암 치료법은
최신 갑상선암 수술 방법은 목에 상처 없이 수술하는 내시경·로봇수술법이 있다. 내시경·로봇 수술은 수술 부위를 열지 않고, 겨드랑이 등의 부위에 터널을 만들어 여러 가지 내시경 수술 장비를 집어넣은 뒤 화면을 통해 환부를 보면서 종양을 떼는 수술이다.
내시경 갑상선 절제술은 위치에 따라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는데 이를 보완한 것이 로봇수술이다. 로봇수술은 내시경과 마찬가지로, 작은 구멍으로 로봇 팔을 넣어 수술한다. 여러 각도로 움직일 수 있어 수술 부위를 다양한 각도로 확인하고 절제할 수 있다.
갑상선암 환자가 수술 후 특별히 주의해야 할 음식은 없다. 송 교수는 “김, 미역, 다시마 등 요오드가 많이 들어간 해조류를 피해야 한다고 잘못 아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동위원소 치료 시 치료를 돕고자 2주간 제한하는 내용이 와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균형 잡힌 식단으로 골고루 섭취해 좋은 영양 상태를 유지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갑상선암의 예방 뿐 아니라 수술 후 환자에서도 중요한 생활수칙”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