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하고 기능이 다양해 시중에서 많이 팔리는 중국산 체중계는 성능이 천차만별인 데다, 체지방률 측정 결과는 믿을 만하지 않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한국소비자원이 체지방률 측정, 블루투스(스마트폰에 연결해 건강관리) 기능을 갖춘 5만원 미만의 중국산 체중계 제품 10개를 비교·시험한 결과, 2개 제품(바로·인앤아웃)은 체지방률이 실제 값보다 9%포인트 낮게 나왔다. 예를 들어 실제 체지방률이 30%인 사람이 이 체중계에 올라서면 21%로 표시된다는 얘기다. 나머지 8개 제품(브이펄스·아이리버·에스모도·윈마이·유란다·피쿡·하이웰·한경희생활과학)은 실제 값보다 4~6%포인트 낮게 나왔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가 17일 세종시 공정거래위원회 청사에서 국내 시판 중인 중국산 체중계 10종의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소비자원은 체중계의 체중·체지방률 평가 정확도, 내구성, 안정성 등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소비자원 임상욱 주임연구원은 "보통 실제 값과의 차이가 3%포인트 이하인 것을 우수 제품으로 보는데 제품 10개 모두 이를 초과했다"며 "체지방률이 낮은 것으로 착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10개 제품 모두 금속 발판에 미세한 전류를 흘려보내 체지방률을 측정하는 방식을 썼는데, 체지방률이 크게 낮게 나온 2개 제품은 다른 제품들(4개 장착)과 달리 금속 발판을 2개만 장착해 정확성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소비자원은 밝혔다.

체중의 정확도도 제품 10개 중 4개(에스모도·윈마이·하이웰·한경희생활과학)의 오차가 한국산업표준(KS) 허용 범위(0.1㎏)를 넘었다. 이들 제품은 몸무게가 60㎏인 사람이 올라서면 60.2㎏으로 측정됐다고 소비자원은 밝혔다.

에스모도와 윈마이 제품은 각각 내구성(측정할 수 있는 최대 무게로 2000번 누른 뒤 무게 측정)과 온도 테스트(섭씨 10도와 30도에서 무게 측정)에서 허용 범위를 넘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조사 대상 제품들은 수입업체조차도 품질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국산 카스 등 고가 제품은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