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스피커를 손에 잡고 “Hello(안녕)”라고 말하자 스피커가 “잘했으니, 한 번 더 해볼까요”라고 답한다. 아이가 이번에도 같은 단어를 말하자 스피커에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좋아요”라는 말이 나온다.

지난달 28일 열린 스파크랩 9기 데모데이에 참석한 캐드호(Kadho)가 만든 인공지능(AI) 기반 언어학습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스피커를 시연하는 영상 속 내용이다.

이날 만난 도남 펨바(Dhonam Pemba) 캐드호 공동창업자이자 최고 과학자(Chief Scientist)는 “언어 학습은 듣고, 말하고, 반복하는 것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착안해 AI를 개발하기 시작했다”며 “미국, 중국, 한국 등 다수 국가에서 6~11세 어린이에게 외국어를 가르친다는 시장성을 확인하고 제품화에 나섰다”고 말했다.

도남 펨바 캐드호 공동창업자 겸 최고 과학자.

캐드호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과 존스 홉킨스 대학 과학자들이 2013년 12월 공동 설립한 회사다. 언어학자를 직접 고용해 언어 법칙과 발음을 AI에 학습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아이들의 언어 학습을 보조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도남 펨바 박사는 “교육 환경이 열악한 오지(奧地)에서는 교사가 없어도 언어를 배울 수 있을 정도로 언어 학습 과정을 세분화해 개발한 것이 특징”이라면서 “1단계 레슨부터 시작해 150단계에 이르는 레슨을 모두 끝마치면 10세 아이 수준의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캐드호의 언어 학습 프로그램은 150~300일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 총 150개의 수업을 듣도록 짜여져 있다.

캐드호는 자연어처리(NLP) 부분에서는 자체 기술을 도입해 쓰고 있다. 음성인식 기술(STT·말을 텍스트로 전환)과 발화 기능(TTS·텍스트를 음성으로 전환)은 다른 회사의 기술을 사용해 AI 기반 학습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도남 펨바 박사는 “여러 언어학자의 도움까지 받아 AI가 기본적인 문법과 발음의 법칙을 학습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캐드호는 이미 한국에 법인을 만들었으며 한국 진출을 위해 협력사를 찾고 있다. 중국에서는 중국어 사용자의 영어 학습 프로그램을 양산해 서비스하고 있다. 미국, 한국, 중국 외에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일본어 등 8개 언어 교육이 가능해 해당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도 세워 두고 있다.

도남 펨바 박사는 “애플의 시리나 구글 어시스턴트는 1차원적인 대화에 그치는데 반해 캐드호는 사람과 10분 가량 대화할 수 있다"면서 “대화에 그치지 않고 잘못된 발음과 문법에 대해 고쳐주기 때문에 언어 학습의 새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캐드호라는 AI가 일반 학교 교사의 보조 교사로 널리 채용되는 것이 목표"라면서 “머신러닝과 딥러닝을 적용해 사용자들이 사용할 수록 캐드호가 똑똑해지도록 프로그램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