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대출(Peer-to-Peer Lending·개인 대 개인 대출) 업체 ‘빌리’가 한국P2P금융협회에 공시한 내용과 달리 자사 홈페이지와 네이버에 부도율을 0%로 공지하고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빌리는 사업자, 개인신용, 부동산, 동산담보 등을 취급하는 P2P대출업체로, 누적대출액 기준 업계 3위사다.
16일 현재 빌리 홈페이지와 네이버 기업 소개란에는 부도율이 0%라고 공지돼 있다.
하지만 이달 초 공개된 지난 11월 30일 기준 P2P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연체율(30일 이상 90일 이하 연체된 잔여 연금을 누적 대출액으로 나눈 값)은 3.81%, 손실률(90일 이상 연체된 잔여 연금을 누적 대출액으로 나눈 값)은 1.63%로 돼 있다.
빌리에 4000만원을 투자한 직장인 유모(31)씨는 “부도율 0%라는 말을 아직까지도 믿고 있었는데 최근 P2P금융협회에 공시된 업체별 손실률과 연체율을 확인해보고 불안감이 커졌다”면서 “연체나 손실에 대해 투자자에 대한 안내가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업체의 건전성에 대한 정보를 전혀 몰랐다”고 전했다.
P2P금융협회 소속 27개 회원사는 이달 초 지난 달 30일 기준 연체율과 손실률을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연체율이 가장 높았던 빌리(3.81%)의 뒤를 이었던 곳들은 펀다(2.16%), 8퍼센트(1.72%) 등이었다. 손실률로는 팝펀딩(1.84%), 빌리(1.63%), 렌딧(1.26%) 등이 높은 축에 들었다.
주홍식 빌리 대표는 “부도율을 0%라고 공지한 것은 투자자 현혹의 목적이 전혀 없었으며 시스템 개선 작업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면서 “12월 중으로 협회 홈페이지에 공시한 내용과 동일하게 수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16개의 채권 중 연체가 된 건은 3건 뿐이며, 빠른 시일 내에 연체된 채권이 상환 예정에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P2P금융협회 소속 회원사들은 빌리를 제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P2P대출이 아직 성숙 단계에 이르지 않은 산업인 만큼, 업권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을 가능성이 있는 행위에 대해서는 협회가 선을 그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P2P금융협회 관계자는 “업체가 부정한 행위로 부실이나 손실을 위장하거나 가리면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므로 잘못된 행동이지만, 단순히 연체율이나 손실율이 일시적으로 높다는 이유로는 빌리에 대한 제명을 논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승행 P2P금융협회장은 “협회 소속 회원사에 대한 신뢰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향후에는 전직 은행 임직원 등 금융전문가와 각 사 대표 3인 정도로 구성된 실사단이 협회 가입을 원하는 업체에 현장 실사를 진행할 계획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