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미래형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생산 및 설계 기술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기반의 레티나 디스플레이에서 내년부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적용을 준비 중인 애플이 그다음 단계인 마이크로 LED 시대를 준비 중이라는 분석이다.
22일 미국 특허청(USPTO)에 등록된 마이크로 LED 설계 및 생산 관련 특허를 분석한 결과 올해 4분기에 10여 건의 특허가 등록된 가운데 이 중 6개를 애플이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부터 본격적으로 관련 특허권 등록을 시작한 애플은 올해 총 13건의 마이크로 LED 핵심 특허권을 인정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 LED는 LCD, OLED 이후의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아온 기술이다. 초소형 입자를 발광 재료로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퀀텀닷(Quantum Dot)과 비슷하지만, 저전력, 소형화, 경량화 측면에서는 더 성능이 높다. 다만 실제 상용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업계와 학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이론적으로는 이상적이지만 비용 측면에서 효용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업계에서 마이크로 LED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업체는 애플과 일본의 소니 정도다.
마이크로 LED는 통상적으로 칩 크기가 5~10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한 초소형 LED를 칭한다. LED 칩 자체를 화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LED로 구현할 수 없는 휘어짐, 깨짐 등을 극복할 수 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섬유와 LED가 결합한 스마트 섬유, 인체 부착 및 삽입형 의료기기, 바이오 콘택트렌즈, 가상현실(VR) 디스플레이 등 각종 산업군과 융복합이 가능해지는 확장성 측면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물밑에서 마이크로 LED 기술을 연구개발(R&D) 해온 애플은 지난 2014년에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업체 '럭스뷰 테크놀로지'를 인수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애플은 올해 6인치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시제품(프로토타입) 개발에 성공해 오는 2018년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웨어러블기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애플이 최근 확보한 마이크로 LED 특허는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구현에 최적화한 생산 공정을 포함해 픽셀 오류 보정, LED의 발광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 등을 골자로 한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애플의 특허권 확보는 마이크로 LED 기술 개발이 픽셀에 쓰이는 LED의 크기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차기 아이폰, 아이워치 등 애플의 전략 제품군에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을 노려온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034220)는 마이크로 LED와 관련한 기술 동향을 주시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아직 상용화 가능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 두 회사의 판단이다.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반도체 사업부를 중심으로 일부 연구개발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 관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나 퀀텀닷이 소재 측면에서 서서히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지만 마이크로 LED의 경우 수천만개의 발광 소재를 일일이 배열해야 하고 소재도 아직 불안정한 상태"라며 "퀀텀닷 소재를 활용한 QLED 기스플레이가 3~4년 뒤에나 가능한데 그보다 난이도가 높은 마이크로 LED는 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