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수출액이 전년 대비 2.6% 증가해 드디어 '반전'에 성공했습니다. 작년 1월부터 19개월째 이어온 마이너스(-) 행진을 마감한 겁니다. 하지만 '착시 효과'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올 8월 조업 일수(24일)가 작년 8월(22일)보다 이틀이나 많기 때문에 수출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얘깁니다.
조업 일수 계산법은 간단합니다. 평일은 1일, 임시 공휴일을 포함한 '빨간 날'은 0일, 그리고 토요일은 0.5일로 계산합니다. 이에 따르면 올 9월 조업 일수는 21일, 10월은 22.5일로, 작년에 비해 0.5일씩 줄어듭니다. 8월 하루 평균 수출액이 약 17억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0.5일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합니다. 이 때문에 9월, 10월 수출은 다시 나빠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재미있는 것은 바로 토요일 조업 일수 계산법입니다. 토요일은 일을 하는 사업장과 하지 않는 사업장이 있어 편의상 0.5일로 봅니다. 그런데 토요일이라고 다 같은 토요일이 아닙니다. 평범한 토요일인 '작토(작은 토요일)', 사실상 휴일에 가까운 '큰토(큰 토요일)'가 있습니다.
예컨대 오는 10일 토요일이 '작토'라면, 추석 연휴(9월 14~16일)와 일요일(18일) 사이에 낀 17일은 '큰토'입니다. 둘 다 0.5일로 잡힌다는 점은 같지만, 17일은 다른 토요일에 비해 문 닫는 사업장이 많습니다. 10월 3일 개천절까지 3일 연휴의 시작점인 10월 1일 토요일도 큰토에 해당합니다. 금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등 3일 이상 연휴에 토요일이 포함되면 조업 일수가 0.5일 늘어도 수출은 그만큼 늘지 않는 경우가 생깁니다. 큰토가 많을수록 수출 감소 폭도 더 크다는 뜻입니다.
연휴를 줄이고 조업 일수를 늘려 수출을 살리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연휴 기간 소비 증가는 내수에 보탬이 되고, 노동 생산력을 끌어올리는 기회가 됩니다. 다만 수출 지표가 나쁠 때 조업 일수가 간혹 정부 당국의 '핑곗거리'가 되는 만큼 조업 일수를 정확히 이해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올 2월은 조업 일수가 작년보다 이틀이나 많았는데도, 수출이 12.2% 떨어졌습니다. 3월과 5월은 조업 일수가 작년과 같았는데도 각각 8.2%, 6.0% 하락했습니다.
정부가 조업 일수를 머리에서 잊고 수출 여건을 개선하는 데 총력을 다한다면 조업 일수가 줄어도 수출이 늘어나는 '반대 결과'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