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서울 용산구에서 야쿠르트 아줌마 방송희(53)씨가 신형 전동카트를 이용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경기도 부천시 원종동에서 활동하는 ‘야쿠르트 아줌마’ 양순례(55) 씨는 며칠 전 서점에서 원동기 면허 필기시험 교재를 샀다. 원동기 면허를 따서 신형 전동카트를 보급받기 위해서다. 양씨는 “이 나이에 다시 공부란 걸 하게 될 줄 몰랐다”며 “한 번에 붙어서 빨리 전동카트를 받고 싶은데 문제와 답을 외우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야쿠르트를 판매하는 K씨는 신형 전동카트를 이용하는 동료 판매원을 만날 때마다 ‘운전 노하우’를 묻는다. K씨는 “아줌마들마다 ‘전동카트 타면 힘도 덜 들고 매출도 늘어난다’고 해 원동기 면허를 따기로 결심했다”며 “요즘엔 자전거를 타며 운전 감각을 익히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최근 야쿠르트 아줌마들 사이에서 원동기 면허를 따는 것이 유행이다. 한국야쿠르트가 2014년 12월부터 보급 중인 신형 전동카트 이용해 제품을 팔기 위해서이다. 최고 시속 8㎞로 움직이는 신형 전동카트는 전조등과 백미러, 방향 표시등까지 있어 작은 전기자동차나 마찬가지이다. 저속으로 움직이고 조작이 간편하지만, 현행법상 운전면허나 원동기 면허, 다륜구동(경운기) 면허가 있어야 운전할 수 있다.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굳이 면허까지 따서 신형 전동카트를 보급받으려는 것은 일의 능률과 매출 때문이다. 서울시 용산구 용산고등학교 앞에서 만난 5년차 야쿠르트 아줌마 방송희(53)씨는 “구형 카트를 직접 끌고 다니던 시절은 너무 힘들어 생각하기도 싫다”고 말했다. 방씨가 야쿠르트를 배달하는 지역은 좁고 경사가 가파른 골목길이 많아 예전엔 매일 6시간 넘도록 카트를 끌어야 했다. 그는 “작년 4월 신형 전동카트를 사용하고부터 4~5시간이면 배달을 마치고, 나머지 시간엔 자유롭게 이동하며 제품을 팔고 신규 고객을 모으게 됐다”며 “전동카트를 사용하고 나서 정기 배달 고객이 20~30가구 정도 늘었고, 매출액도 20만원 정도 늘었다”고 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신형 전동카트는 테스트 단계부터 야쿠르트 아줌마가 직접 참여하고 의견을 반영해 운영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에서 활동하는 야쿠르트 아줌마는 약 1만3000명. 한국야쿠르트는 3월 말 기준 전국 영업점에 약 4000대의 신형 전동카트가 보급했고, 오는 2017년까지 900억원을 들여 전동카트를 1만대로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