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재테크'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ELS(Equity-Linked Securities·주가연계증권)는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다. 2011년 24조원 정도였는데 작년 11월까지 56조원이 넘게 팔렸다. ELS는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 주가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증권사는 처음 제시했던 수익률(연 4~10%)을 돌려주지만,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손실을 볼 수 있는 상품이다.
올해 초 중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한 ELS가 손실 위험에 처하자 투자자들은 손실이 나지 않으면서도 일반 은행 예금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를 찾게 됐다. 이 때문에 ELS보다 수익률이 낮아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던 원금 보장형 ELS인 ELB(Equity-Linked Bond·주가연계사채)가 주목을 받고 있다. ELS와 유사한 구조를 가진 DLS(Derivatives-Linked Securities·기타파생결합증권)와 원금 보장형 DLS인 DLB(Deivatives-Linked Bond·기타파생결합사채)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ELS와 비슷비슷한 이름을 가진 금융 투자 상품에 대해 투자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7개 질문으로 풀어봤다.
1. ELS 외에도 비슷한 이름의 DLS, DLB, ELF, ELT 등은 무엇인가?
DLS는 ELS와 구조가 거의 같지만, 기초 자산을 특정 종목이나 주가지수로 하는 ELS와 달리 금리, 특정 기업 신용도, 원자재 등을 기초 자산으로 한다. 예를 들어 국제 금값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DLS는 금값의 등락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DLB는 원금 보장형 DLS로 ELB와 비슷하게 안전 자산에 대부분의 자금을 투자하고, 일부를 위험 자산에 투자해 수익률을 높이는 구조다. ELF(Equity-Linked Fund·주가연계펀드)는 ELS 상품 여러 개를 편입해 운용하는 펀드로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ELT(Equity-Linked Trust·주가연계신탁)는 쉽게 말해 은행에서 판매하는 ELS라고 보면 된다.
2. '원금 보장'과 '원금 보장형'은 다른가
ELB는 왜 '원금 보장'이라고 확정적인 말을 쓰지 않고 '원금 보장형'이라는 말을 쓸까. ELB는 자산의 대부분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국·공채 등에 투자하고 극히 일부를 위험 자산에 투자한다. 위험 자산에 투자한 부분이 몇 배씩 수익을 내면 전체 수익률이 올라가지만, 최악의 경우에 위험 자산에 투자했던 돈을 모두 잃어도 안전 자산에서 얻은 이자가 이를 상쇄하기 때문에 원금 손실은 거의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그러나 2008년 금융 위기와 같은 상황이 벌어져 국·공채를 발행한 국가 등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게 되거나, 또 ELB를 발행한 증권사가 도산할 경우, 원금이 손실될 수도 있다.
3. 종목형 ELS와 지수형 ELS의 차이는
종목형 ELS와 지수형 ELS는 기초 자산을 개별 종목으로 하느냐, 주가지수로 하느냐의 차이다. 개별 종목의 주식 가격은 전체 종목을 고려한 주가지수보다 등락 폭이 크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손실 위험도 크다. 이 때문에 최근엔 지수형 ELS가 대세가 됐다. 지난해 발행된 ELS 5988개 중 91개만이 순수한 종목형 ELS였다.
4. 어떻게 투자하나
ELS/ELB, DLS/DLB는 주로 증권사에서 판매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 홈페이지(http://dis.kofia.or.kr)에서는 현재 각 증권사에서 파는 상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초 자산·만기일·최대 수익률·수익 및 손실 발생 구간 등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으니, 이를 기초로 해서 어떤 상품에 가입할지 결정해 증권사 지점을 방문하거나 공인인증서를 통해 온라인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5. 어떤 상품에 가입할까
최근에는 고수익·고위험의 ELS/DLS와 저수익·저위험의 ELB/DLB로 시장이 양극화되고 있다.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고수익을 노려보겠다는 투자자는 전자를, 원금만은 꼭 지켜야 한다는 투자자는 ELB와 DLB를 선택하면 된다. 최근 유가가 많이 떨어져 20달러 후반대에 거래되고 있는 만큼, 유가를 기초 자산으로 한 DLS, 그중에서도 유가가 현재보다 60%까지 더 떨어져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저(低)녹인(knock-in)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수익률은 높지 않지만, 원금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확실히 보장되는 ELD(Equity-Linked Deposit·주가연계예금)도 고려해볼 만하다. ELD는 은행에서 가입할 수 있다.
6.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도 담을 수 있나
이르면 3월 출시될 '만능통장'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도 담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ISA에 담을 1순위로 ELS와 DLS를 꼽고 있다.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LS와 DLS는 수익의 15.4%를 세금으로 내야 하지만, ISA 계좌에 담을 경우 최대 250만원(연봉 5000만원 이하)까지 수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ISA계좌는 연간 납입 한도가 2000만원이다.
7. 투자 시 유의해야 할 점
'원금 보장형' 상품이라도 최악의 경우에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 상품들은 만기가 정해져 있는데, 만기 전에 환매할 경우 3~7%에 달하는 환매수수료가 붙으므로 투자금의 성격에 맞는 만기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 조기 상환 조건도 미리 확인해둬 투자를 계속할지, 조기에 수익을 얻고 나올지도 그때그때 판단해야 한다.
※도움말 주신 분
NH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원, 유안타증권 이중호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