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용 카메라모듈 검사장비 업체 하이비젼시스템은 지난해 초 이트레이드1호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2002년 설립된 이후 2004년 KTB네트워크와 산업은행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고, LG이노텍(011070), Cowell Optic Electronics 등 국내외 주요 IT업체들에 제품을 납품하며 외형을 키웠다. 카메라 모듈 전체시장 중 약 25%가 자동화 장비로 생산되고 있는데 이중 50%를 하이비젼시스템이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엔 1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으며 올해 5월에는 한국거래소가 선정한 코스닥 히든챔피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수많은 IT장비 업체들이 부침을 겪는 동안에도 하이비젼시스템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최두원 대표의 경영 스타일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 '모두가 행복한 즐거운 일터'
최 대표의 경영철학은 ‘모두가 행복한 즐거운 일터’다. 이를 위해 개인 비서와 운전기사를 따로 두지 않고 집무실 문을 항상 열어 두는 등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힘을 쓰고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직원의 지위고하에 관계없이 여러 사람의 의견을 경청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 유머감각을 발휘해 직원들은 물론 고객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사례도 있다. 가수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을 때, 제품 발주를 위해 장기 출장을 온 해외고객들을 위해 직접 나서 강남스타일 춤을 가르쳐준 것은 유명한 에피소드다.
최 대표는 “기업의 목적은 이윤창출이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목적이 있다”며 “회사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모든 구성원들이 회사를 통해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삶에 대한 열정을 유지할 수 있는 행복한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 중 하나는 우수 인재를 유치하는 것이다. 실제로 총 150명의 직원 중 연구개발(R&D) 관련 인원이 71%에 해당하며, 핵심 연구인력의 업무성취도 및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한다.
◆ "기술과 산업의 변화를 읽어라"
최 대표는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아남반도체(현 동부하이텍)·SK하이닉스 등에서 근무한 정통 엔지니어 출신이다. 2010년 이후 하이비젼시스템의 매출액이 매년 100% 이상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은 엔지니어 출신인 최 대표가 산업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이다. 최근 하이비젼시스템이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3D프린터 산업에 진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최 대표는 “CEO의 가장 중요한 능력은 기술의 변화 및 고객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고객의 요구를 이끌 수 있는 기획·실행 능력을 갖추고 기술 및 산업의 변화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이비젼시스템은 스마트폰 시장과 카메라모듈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서자 중국 등 이머징 국가를 중심으로 한 보급형 스마트폰 수요 증가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과 일본 카메라모듈 고객사에서 중국 로컬 고객사로 고객사 다변화를 진행하고, 회사가 보유한 비젼기술과 메카트로닉스 기술을 바탕으로 산업용 3D 프린터 제품을 개발해 시연회를 열기도 했다.
문경준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비젼시스템은 3D프린터 사업진출 이슈로 인해 주가 프리미엄을 부여받고 있다”며 “3D프린터 산업 선도기업에 대한 프리미엄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문 연구원은 다만 “실제 3D프린터 관련 매출은 내년에 제품 출시 후 발생될 예정”이라며 “3D프린터 사업부문에서 의미있는 수준의 매출이 나오기 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비젼시스템은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97억6600만원, 영업이익 6846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835억9900만원, 영업이익은 192억55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