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지난달 17일 8월 생산자물가지수가 105.81로 7월보다 0.3% 올랐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 106.68을 기록해 전 달 보다 0.7% 오른 이후 5개월 째 하락하던 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섰다며 일부 공산품과 서비스 요금이 올랐다는 분석이 곁들어졌다.

‘생산자물가지수가 105.81을 기록했다’는 말은 어떤 의미일까. 우선 생산자물가지수(PPI, Producer Price Index)란 물건이 만들어져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의 가격을 지수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공장도 가격과 혼동하기 쉬운데, 제조업자가 도ㆍ소매업자에게 판매한 가격인 것은 맞지만, 공장도 가격에는 부가가치세가 포함 돼 있다는 점이 다르다.

그렇다면 수많은 물건 중 어떤 것의 가격을 조사하는 것일까. 여기서 말하는 물건이란 상품과 서비스를 아우르는 말인데, 우리가 모든 물건의 가격을 다 조사할 수는 없기 때문에 몇 가지를 골라야 한다. 일명 조사대상품목 선정이라고 불리는 작업으로 여기에는 몇 가지 방식이 있다.

먼저 생산자가 많이 판 물건이어야 한다. 소비자가 무엇을 많이 샀느냐를 중요시하는 소비자물가지수와 달리, 생산자물가지수는 생산자가 물건을 만든 뒤 이를 얼마나 팔았느냐가 기준이 된다.

또 한 가지 조건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가격을 살피기 용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10년이 지나도 가격이 같은 물건이 대표 품목으로 선정되면 물가지수를 왜곡시킬 수 있다. 이런 기준을 통과한 상품 766개, 서비스 102개 총 868개 물건이 생산자물가지수의 조사대상 품목으로 선정된다.

조사대상이 선정됐다고 바로 생산자물가지수를 계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판매된 양에 따라 물가지수에 반영하는 정도를 달리해야 하는 작업이 남아있다. 1000만개 판매된 라면과 10개 판매된 양초가 같은 비중으로 계산 돼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이는 가중치라는 개념으로, 판매된 양이 많을수록 더 높은 가중치를 적용받게 된다.

실제 소비자물가지수는 소비자들의 많이 산 ‘식료품’에 높은 가중치를 두지만, 생산자물가지수는 판매량이 많은 ‘식료품이외’의 비중이 더 높다. 8월 생산자물가지수를 살펴 보면 식료품은 64.8, 식료품이외는 935.2의 가중치로 작성 됐지만,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의 식료품 가중치는 127.4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 최종 105.81이란 숫자가 탄생한다. 모든 물가지수는 물가의 움직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기준시점의 물가지수를 100으로 해서 현재의 물가를 지수의 형태로 나타내는 공통점을 갖는다. 즉 105.81이란 숫자는 기준 시점인 2010년 보다 물가수준이 5.81%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009년 까지 기준년도와 해당년도의 물가를 단순 비교하는 고정가중방식인 라스파이레스 방식을 이용해 생산자물가지수를 작성했다. 그러나 이는 조사대상 품목과 가중치가 기준년도에 고정돼 기준년도에서 멀어질수록 현실 반영도가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2010년부터 기준시점과 비교시점 사이에 중간시점들을 삽입해 이를 또 다른 기준으로 반영하는 연쇄가중방식을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