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뮤추얼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뱅가드가 6개의 글로벌 주식형펀드의 벤치마크 지수를 MSCI(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에서 FTSE(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로 바꾸기로 했다.
2일(현지시각) 뱅가드는 자사 공지를 통해 현재 671억달러를 운용하고 있는 뱅가드신흥국시장ETF를 비롯한 6개 펀드의 추종지수를 FTSE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6개 펀드의 총 운용자금 규모는 170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세계 최대 운용사인 뱅가드가 더 이상 MSCI의 시장 분석 능력을 믿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FTSE는 이미 3년전 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했지만, MSCI는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한국을 신흥국에 묶어 놓고 있다.
뱅가드는 교체 사유에 대해 이같은 점을 일부 언급했다. 뱅가드는 "두 지수간 차이점이 있는 데 MSCI에선 신흥국인 한국이 FTSE에선 선진국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번 추종지수 변경으로 당장 한국증시에서 대규모 자금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신흥국 시장 펀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5.5% 가량 된다. 규모로는 100억달러정도다.
세계 최대 운용사인 뱅가드가 한국 관련 추종지수를 MSCI에서 FTSE로 바꾸기로 한 만큼, 뱅가드는 한국을 선진국으로 구분할 것이고, 이경우 신흥국 펀드에서 한국 관련 자금을 뺄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들도 이번 결정으로 인해 한국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 위크는 "이번 결정은 다른 펀드매니저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선진국으로 분류돼 있는 한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에서 최대 100억달러가 유출될 수 있다"고 예상하며 "대신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등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국내 금융업계는 올 것이 온 것 뿐이라며 크게 걱정할 것 없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단기적인 자금 유출이야 있겠지만 어차피 한국증시가 한 단계 격상됐다는 간접적인 신호를 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홍춘욱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그동안 한국을 신흥국에 묶어 놓았던 MSCI에게 큰 충격을 줄 것"이라며 "단기적인 자금유출이야 있겠지만 결국 한국도 보다 큰 물에서 놀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증권은 "뱅가드의 추종지수 변경이 2013년이나 되야 가능할 것"이라며 "당장 큰 충격이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다른 나라 대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는 한국을 놓칠 수 없을 것"이라며 "결국 다른 벤치마크 펀드에서 자금이 들어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력 2012.10.0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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