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효율이 1등급으로 같은 등급을 받은 가전제품도 실제로는 전력소비량이 크게 차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냉장고나 에어컨 등 전력소비가 많은 가전제품은 에너지효율이 같은 1등급인 동일 회사 제품도 최대 40%나 에너지 비용이 차이가 났다.

13일 에너지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에너지효율 비교사이트 '효율바다'에 따르면 주요 가전제품이 1년간 사용하는 에너지 비용이 같은 1등급이더라도 천차만별인 것으로 드러났다. 에너지효율 등급제가 그만큼 실효를 거두지 못한다는 말이다.

1년 내내 전기를 사용하는 냉장고의 경우 비슷한 용량의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끼리도 에너지비용이 2만4000원이나 차이가 났다. LG전자의 'R-T751EBHSL' 모델의 경우 용량이 751.3L(리터)로 연간 전력소비량은 322.7kWh였다. 연간 에너지비용은 5만2000원이다. 반면 같은 회사의 'R-T756SHEY' 모델은 용량이 753.3L로 거의 비슷하지만 연간 전력소비량은 474.4kWh로 나타났다. 연간 에너지비용은 7만6000원으로 비슷한 용량에 같은 에너지효율 1등급이지만, 에너지비용 차이가 40%나 났다.

에어컨도 마찬가지다. 위니아만도의 'PTS-232LH' 모델은 연간 전력소비량이 653.2kWh로 에너지비용은 10만5000원이다. 정격냉방능력은 8300W다. 하지만 LG전자의 'FNQ235PLCW' 모델은 같은 냉방능력에도 연간 전력소비량은 474.6kWh에 불과하다. 에너지비용도 7만6000원으로 위니아만도 제품보다 3만원 가까이 낮다.

이외에 전기밥솥에서도 최대취사사용량 6인용 이하의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 가운데 연간에너지비용이 1만원에서 2만6000원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같은 1등급이지만 에너지비용이 2.6배나 차이나는 것이다.

이렇게 1등급 제품 사이에서도 에너지비용 차이가 많이 나는 이유는 1등급 비율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다. 현재 가전제품 중에서 에너지효율 1등급을 받은 비율은 김치냉장고 59%, 세탁기 49%, 식기세척기 49%, 전기밥솥 32% 등 대부분 30~60% 수준이다.

한 가전제품 대리점 관계자는 "에너지효율 등급이 높은 제품을 주로 잘 보이는 곳에 배치하기 때문에 매장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제품은 대부분 1등급 제품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에너지 사용량은 많은데 1등급을 받은 제품이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에너지 효율을 보고 구입해도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기요금을 아끼기 위해 1등급 제품을 샀지만 실제 생각보다 요금이 더 많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는 이런 불편을 없애고 에너지 효율 향상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가전제품의 에너지효율 1등급 비율을 줄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가전제품에 부여하는 에너지효율 1등급 비율을 최대 10%까지 축소할 계획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현재 업계로부터 의견수렴을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 중으로 에너지 효율기준 강화 방안을 확정하고 내년도 제품부터 강화된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