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태양광업체가 잇따라 파산하자, 태양광업체들의 구조조정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해 포천 등 미국 언론들은 태양광패널업체인 솔린드라(SOLYNDRA)가 파산보호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태양광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도 다시 커지고 있다. 태양광 사업을 벌이는 국내 상장 기업들의 타격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일 나노신소재(121600)는 거래처 솔린드라와의 박막태양전지용 TCO Target 공급거래가 중단됐다고 공시했다. 회사 매출 중 솔린드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43%에 육박하는 나노신소재는 이날 급락해 전날보다 1550원(10.13%) 하락한 1만3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관련 소식이 처음 터져 나온 1일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8일 OCI(456040)의 주가도 급락했다. 이유는 OCI가 지분 7.5%을 투자한 미국 태양광업체 에버그린솔라(Evergreen Solar)의 파산에 대한 경계감 때문이다.

최근 이어지는 태양광산업 부진은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태양광업체의 주 수요처는 독일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국가다. 하지만 최근 이어진 유럽 재정위기로 태양광에 대한 정부 보조금 규모가 축소됐고, 이 때문에 관련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태양광 산업은 비용이 많이 드는 특성 상 정부 지원이 꼭 필요하다.

증권사 화학 담당 연구원들은 이 때문에 “전반적으로 태양광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강문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폴리실리콘 태양광 시장과 박막형 태양광 시장 모두 업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이어진 수요 부진과 공급 증가로 폴리실리콘 가격이 하락했고,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폴리실리콘보다 저가 제품으로 인식되던 박막 제품도 실적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태양광 산업 구조조정 효과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의문을 표시한다. 태양광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중국에서 업체들의 구조조정 소식이 들리지 않는 이상 구조조정의 이점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일부 태양광 업체들의 잇따른 파산 소식으로 경쟁 업체들이 수혜를 입으리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기도 했었다.

국내 태양광 관련 상장기업은 신성솔라를 비롯해 오성엘에스티, 웅진에너지등이 있다. 이 밖에 태양광 장비 전문기업인 테스(095610), 주성엔지니어링(036930)과 전극재료 업체 에스에너지(095910)가 있다. 또 태양광 모듈 업체인 대주전자재료(078600), 미리넷도 태양광 관련주다.

김재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문을 닫는 업체가 생기면 경쟁하는 업체로서는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업계가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원가경쟁력이 뛰어난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중국 대형 태양광 업체는 제이에이솔라(JA Solar), 잉리솔라(Yingli Solar), 썬텍파워, 트리나솔라 등이다. 김재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기업들이 설비 확충을 통해 공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며 “이 때문에 셀모듈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워낙 생산 규모가 큰 중국 태양광 시장 구조가 먼저 변해야한다”며 “한두 업체가 무너지는 것만으로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말했다. 강문성 연구원도 “중국업체 구조가 변해야 국내 관련 태양전지업체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