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의 수익률은 국가가 안정적일 때는 낮고 위기상황일 때는 높다. 국가가 안정적일 때는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 안심하고 돈을 빌려줄 수 있으니 굳이 채권을 매수함으로써 얻게 되는 수익률이 높지 않아도 빌려주는 사람이 많다. 반면 국가가 재정위기 혹은 금융위기를 겪고 있다면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 향후 돈을 되받을 수 있는지 불안하다. 이에 돈을 빌리는 국가의 채권에 대한 수익률이 높아야 상대방이 돈을 빌려준다.

미국의 채권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위험이 전혀 없는 무위험 안전자산이라고 한다. 언제든지 달러를 찍어내면 돼 미국 정부가 돈을 갚지 않는 일은 없다고 보는 것이다. 반면 이머징시장의 채권은 외부 및 내부 사건들로 국가 건전성이 비교적 쉽게 흔들릴 수 있다고 여겨 위험하다고 본다.

경제지표 중에 'EMBI+ 스프레드'라는 것이 있다. EM은 Emerging Market(이머징 시장)을 BI는 Bond Index(채권지수)를 뜻한다. 즉 '이머징마켓채권지수'라고도 불리는 EMBI+ 스프레드는 이머징마켓 채권 수익률과 미국 국채 수익률 간의 차를 나타낸다.

EMBI+ 스프레드를 통해 우리는 한국 등 이머징 증시의 투자 매력을 점검할 수 있으며 안전자산 선호 정도도 알 수 있다.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경우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률을 지닌 고금리인 이머징 채권을 매수한다. 반면 수익률이 낮은 저금리인 미국 채권은 덜 매수해 선진국 채권의 수익률이 오르고 이에 EMBI+ 스프레드가 축소된다.

반대로 스프레드가 확대된다는 것은 위험자산인 이머징채권을 투자자가 불안하게 여겨 매수하지 않아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의 인기가 상승, 미 국채 수익률이 낮아짐을 의미한다. 이에 두 국채의 수익률의 차가 벌어진다는 것은 투자자가 현 경제를 불안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스프레드는 bp로 표시되는데 1bp는 0.01%포인트를 의미한다. 이에 미국 국채 수익률이 4.2%이고 이머징시장의 국채 수익률이 4.5%이면 EMBI+ 스프레드는 30bp다.

금융위기 전 후 EMBI+ 스프레드의 움직임은 어땠을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 2007년 이머징마켓 채권과 미국 국채 간 수익률 차이(EMBI+ 스프레드)는 148bp였다. 그러나 일 년 뒤 세계금융위기로 불안감이 전 세계에 만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자 이는 865bp까지 치솟았었다. 하지만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며 지난 4월 다시 231bp까지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