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서점업체 예스24의 올해 스케줄은 그야말로 숨가쁘다. 지난 3월 온라인 서점업계 중 최초로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선보였다. 전자책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출판업계가 연합해 만든 한국이퍼브에 출자하고 이르면 이달 중 예스24 내에 전자책 서비스를 대폭 늘릴 예정이다. 7월에는 영화, 공연사업대행, 동영상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회사 ENT24의 인수합병이 예정돼 있다.
창립 후 11년간 온라인 서점 시장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은 예스24. 1998년 6월 국내 최초 온라인 서점 웹폭스(WebFox)로 출발, 1999년 6월 예스24로 상호명을 변경했다. 2002년 1월 국내 최대 서점업체 교보문고 본점 총매출액을 뛰어넘으면서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당시 예스24는 국내 온라인 업체 1위라는 타이틀을 쥐고 있었지만 적자를 면치 못했다. 예스24뿐만 아니었다.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 위해 온라인 서점 업체간 출혈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이익을 내는 곳은 없었다.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으로 15~20%였던 도서 할인폭이 30~50%까지 뛰어올랐다. 2002년 9월 예스24는 적자를 면하기 위해 당시 인터넷 서점 업계 2위였던 와우북과 합병한다.
결국 예스24는 결국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2003년 5월 의류수출업체 한세실업에 매각된다. 김동녕 한세실업 사장은(현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 한세실업의 경영권을 이용백 당시 영업총괄 전무이사에게 넘기고 예스24의 경영에 집중했다. 김 회장은 한세실업 출신의 경영진 1명도 데려오지 않았다. 김 회장 나름대로 배수진을 친 것이다.
김 사장의 캐치프레이즈는 ‘매출보다 수익을 우선하라’였다. 출혈경쟁의 주범 중 하나였던 무료배송 정책을 없앴다. 대신 예스24는 업계 최대 규모의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주문 후 당일 내 배송하는 ‘총알배송’에 사활을 걸었다. CD, DVD, 영화, 화장품 등 거래 상품도 확대했다.
예스24는 인수 후 2년만에 적자기업에서 흑자기업으로 변모한다. 마침내 2008년 5월 코스닥에 상장됐다. 2009년 9월에는 CEO 공모를 통해 야후 대표이사를 역임한 김진수씨가 새 사령탑으로 영입됐다. 예스24에 또다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2010년 3월을 기준으로 예스24의 회원은 약 630만명이며 보유한 도서, 음반, e북 등 컨텐츠는 300만종이다.
도서할인폭 10%와 마일리지 9%로 제한하는 도서정가제 시행 덕분에 인터넷 서점 업계 경쟁의 초점이 가격에서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다. 또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이 쏟아지면서 열리게 될 전자책 시장에서도 예스24가 1위 자리를 고수하게 될 지 향후 전략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