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들은 구글 G메일(Gmail.com)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구글이 운영하고 있는 G메일이 수사 허점을 노린 범죄 루트로 악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2.8GB 저장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G메일은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특정 가입자에 대한 개인 정보를 거의 받지 않고 있어 악의적인 익명 사용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사실은 국회 과학기술정보위 류근찬(국민중심당, 충남 보령서천) 의원에게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통신정보 수사협조를 수사기관에 넘긴 사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류근찬 의원실 관계자는 “각종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문화일보에 문제 제기를 한 뒤 해당 기자가 취재에 들어간 것”이라며 “성인인증 등 각종 정통부 자료 속의 대상 업체에서 유독 ‘구글’만 빠져 있어서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27일자 보도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동안 국내 기간,별정,부가 통신사업자 140여곳은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쳐 총 222만6203개 ID, 전화번호, 사용자 인적자료 등을 수사기관에 넘겼다.

신문은 기사에서 “(다른 포털과 달리) 구글의 경우 단 한건도 수사협조를 한 사례가 없다”며 “수사기관들이 구글로부터 자료 협조를 받은 적이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지금까지 수사정보 요청 사례가 10건 이내 수준으로 있긴 했다”며 “다만 G메일의 경우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 정보를 가입 시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수사기관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글 G메일에는 객관적으로 입증된 인적사항 내용이 전혀 들어있지 않아, 일반적으로 수사기관에 도움이 될 만한 통신자료를 거의 갖고 있지 않다. 일반 사용자들은 ID와 암호만 입력하면 누구나 계정을 여러 개 만들 수도 있다. 실제로 정보지(일명 ‘찌라시’)를 취급하는 기업 정보맨들 상당수가 구글 G메일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영장청구가 있으면 e메일 내용, 시간, IP 주소 등 개인정보를 당연히 제공하고 있다”며 “이 뿐만 아니라 국제법에 따라서 영장청구가 있으면 서버가 어디에 있든 각 나라의 법에 따라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 관계자는 “구글 서버가 미국에 있기 때문에 한국 수사기관의 요청에 응하지 않는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에서야 수사협조에 대응할 구글코리아 법무 담당 직원이 채용 단계에 있으며, 현재는 ‘청소년 보호 담당자’가 관련 업무를 함께 관장하고 있다. 그 이전에는 대외 홍보 총 책임자가 외부 요청에 대응하는 등 사실상 그 동안 한국 지사의 책임자가 공석이었던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와 달리 외국계 포털인 야후코리아나 MSN코리아의 경우 국내 수사기관 정보제공 요청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수사협조를 전담하는 담당부서도 국내에 운영하고 있다.

야후 코리아 관계자는 “당연히 협조한 사례가 있다”며 “(야후코리아에) 불법 게시물을 개제한 회원의 정보를 수사기관에 실제로 제공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야후코리아는 국내 진출 10년이 된 기업답게 수사협조 대응팀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야후 본사에서 직접 가입하는 경우는 어떻게 되나”는 질문에 관계자는 “야후 본사의 경우 관련법이 다르고, 본사에 요청을 해야 하는 등 절차가 다소 복잡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러한 개인정보 제공이 있으면 미국 수사당국에 보고를 통해 해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부터 한글 페이지를 약 7년 정도 운영한 마이크로소프트(MS) MSN코리아도 마찬가지다. 한국MS 관계자는 “특히 윈도 라이브 핫메일의 경우 하루에도 수십 건씩 팩스로 요청이 들어온다”며 “한국MS에 법무팀이 있어서 접수되는 모든 서류를 하루에도 몇 번씩 전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핫메일의 경우 서버가 미국에 있기 때문에 시간이 다소 더 걸릴 뿐”이라며 “미국 본사에 정식으로 공문 요청을 한 뒤 국내 당국의 수사에 명백히 협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계 포털들의 공통된 고민은 ‘법역(法域)’

국내와 본사의 법률 규정이 달라 검색이나 e메일 사업을 할 때 늘 어려움을 겪는 것이 외국계 포털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이번에 논란이 된 e메일의 경우 사실상 인터넷 서비스의 국가 경계가 없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허점이다. G메일처럼 아예 구체적인 실명 정보를 받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야후코리아 e메일처럼 본사를 통해 실명 인증을 피하는 사례도 개인정보의 진정성을 보장해 줄 수 없다.

검색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google.co.kr, yahoo.co.kr, msn.co.kr(live.co.kr) 로 접속해 검색하면 주민등록번호를 통한 성인인증 절차를 통해 철저히 서비스 접근을 제한하고 있지만, 동일한 한글 검색어로 google.com, yahoo.com, msn.com 등을 이용하면 이러한 인증 제한이 사라진다. 특히 외국계 포털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웹 자료를 색인하고 있기 때문에 검토해야 할 자료가 상상을 초월한다.

이에 대해 외국계 포털 관계자는 “거의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서 데이터가 올라오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재빠르게 커버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특정 한글 검색어를 넣는다고 해서 본사 닷컴으로 접속과정마저 통제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췄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적용 법령 문제는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구글 성인인증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검색 업체들의 공통된 골칫거리”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