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의 충전 속도를 높이면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소재가 개발됐다.
강석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와 안석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분원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장 공동 연구팀이 리튬이온배터리용 고결정성 유기 음극소재 ‘Cl-cHBC’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ACS Nano’에 1월 21일 게재됐다.
겨울철에는 배터리 음극 내 리튬이온의 확산 속도가 느린 탓에 전기차 배터리의 충전 속도가 감소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전기 버스처럼 빠른 충전이 필요한 경우 흑연 대신 리튬타이타네이트(LTO) 소재를 사용한다. 그러나 LTO는 흑연에 비해 용량이 절반 수준으로 작고 전압이 낮으며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유기 음극소재 Cl-cHBC는 LTO 소재보다 최대 용량이 1.5배 크면서도 저렴하고 가볍다는 특징이 있다. 기존 유기 소재는 결정성이 낮아 고온 후처리 과정이 필요했는데, 연구팀은 용해도가 낮은 용매를 추가로 넣어 용질을 결정화하는 반용매화 공정을 통해 낮은 온도에서도 높은 결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고결정성 음극 소재는 리튬이온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고 전기전도도가 높다. 이는 결정성이 높아질수록 이온과 전자가 이동하는 길이 반듯해지는듯한 효과를 얻기 때문이다. 덕분에 충전 속도는 빨라지고 배터리 수명은 길어졌다.
연구팀은 Cl-cHBC를 리튬인산철(LFP) 양극 소재와 조합해 실험한 결과, 방전 전압이 3.0V로 기존 LTO 대비 67% 향상되는 성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LFP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해 전기차에 많이 사용됐지만 출력이 낮은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LFP 배터리의 성능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확인됐다.
공동 연구진은 “개발된 소재는 저온에서 합성할 수 있어, 상용화 할 경우 가격 경쟁력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볍고 출력이 높은 특성 덕분에 전기차뿐만 아니라 드론 등 분야에서도 응용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참고 자료
ACS Nano(2025), DOI : https://doi.org/10.1021/acsnano.4c13561